"어린 상사가 아내 강간" 진실공방···카톡엔 "자갸" "알라븅♡"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8:15

업데이트 2021.07.27 18:45

자신을 사회복지사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 일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자신을 사회복지사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가 직장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 일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직장상사 강간' 청원…"극단선택 시도"

유부녀인 40대 사회복지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복지센터 대표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고소를 당한 대표는 "합의 하에 성관계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추적]
사회복지사, 복지센터 대표 고소

전남 나주경찰서는 27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복지센터 대표 A씨(30대)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B씨는 지난달 25일 "A씨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대표 권한을 이용해 차량과 사무실 등에서 나를 수차례 성폭행하고 유사성행위 등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담긴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남편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신고 당일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조사는 범죄 일시와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 이뤄졌고, 피해자 측에서 빠진 부분이 있어 추가로 고소할 게 있다고 해 (피해자 측) 국선변호인과 (조사)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성폭력 이미지. 중앙포토

성폭력 이미지. 중앙포토

남편 "초등학생 세 아이까지 큰 충격" 

B씨 남편은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내가 직장 상사에게 강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회복지사인 아내가 복지센터 대표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자신을 사회복지사의 남편이라 소개한 청원인은 "아내가 지난해 11월부터 노인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었다"며 "해당 복지센터는 원장의 아들이 대표이고 센터장은 대표의 외삼촌으로 구성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복지센터의 대표는 제 아내보다 10살 어린데, 지난 4월 초부터 대표의 권한을 이용해 위력을 행사하여 제 아내를 수차례 강간하고 수차례에 걸쳐 유사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이 사건으로 극도로 우울해진 아내가 자살 시도를 하면서 저와 아직 초등학생인 세 아이들까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저는 벌써 한 달째 직장 출근도 포기한 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한시도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야만 한다"며 "한 망나니의 썩어빠진 욕정 때문에 어린 자녀들까지 저희 가족 모두가 끝없는 어둠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 아내는 경찰서에 대표를 고소하고 국선변호사의 선임을 요청했는데, 국선변호사의 조력 없이 두 번째 조사가 끝난 뒤에서야 경찰로부터 국선변호사가 이미 수일 전 선임되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아내가 강간을 당한 복지센터와 그 대표를 엄하게 처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에서 "B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한 건 맞지만 서로 좋아서 그랬다"는 취지로 말했다.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복지센터 대표가 지난달 사회복지사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대화 내용 일부. 경찰은 "실제 대화가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복지센터 대표가 지난달 사회복지사와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톡 대화 내용 일부. 경찰은 "실제 대화가 맞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센터 대표 "서로 좋아서 성관계" 혐의 부인

그러면서 지난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B씨와 카톡으로 주고받은 대화 내용 일부를 파일로 다운받아 경찰에 제출했다. 해당 파일에는 B씨가 A씨에게 "낼봐 자갸ㅎㅎㅎ", "오피스와이프는 이만. 낼 봅시다", "ㅋㅋ알라븅~♡♡", "난 혼자는 못살듯ㅋㅋ", "원래 스킨십도 좋아하고", "나 보고싶음?" 등의 말을 한 내용이 담겼다. 두 사람의 카톡 대화는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받아 디지털 포렌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카톡 대화 내용을 제출한 건 맞지만, 실제로 피해자(B씨)와 주고받은 내용인지, 조작됐는지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토대로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착수…"사실관계 조사"

앞서 경찰은 B씨 측 요구로 B씨 차량 내부에서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혐의가 있다, 없다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쪽 진술을 듣고 사실관계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선변호인 늑장 선임' 주장에 대해서는 "1차 조사 때 피해자 측 요청이 있었고, 검찰에서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다"며 "검사가 피해자 측에 통보한 줄 알았는데 저희가 실수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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