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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심근염 첫 사망…접종 뒤 주의깊게 봐야 할 증상은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7:05

업데이트 2021.07.27 17:35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첫 심근염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접종한 뒤 드물게 심근염·심낭염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경미한 상태로 금세 호전되며, 제때 치료하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한다.

증상 나타나면 빨리 치료, 대부분 치료 없이 호전
"코로나19 감염시 심근염 발생 가능성 커, 백신 맞는게 이득"

화이자 접종 엿새 만에 사망…"극히 드문 사례"

지난 21일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이 대전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1일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과 교직원들이 대전 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7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뒤 엿새 만에 사망한 20대 육군 병사의 사인은 심근염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으로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첫 사례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심낭염(심장을 둘러싼 얇은 막에 생긴 염증)과 함께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힌다. 드물게 나타나고 대부분 치료하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육군 모 부대 소속 20대 장병 A씨는 지난달 7일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6일 후 가슴 통증과 컨디션 저하증상이 나타났고, 이후 7시간 만에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숨졌다. 당국과 전문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한다.
권근용 방대본 이상반응조사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보통 심근염은 수일 내에 좌심실 부위에 흔히 발생하는데, 부검 소견상 심방 쪽에 주로 염증이 있었고 신경전달 경로를 염증이 침범함으로써 부정맥과 함께 급성 심장사했던 사례”라고 말했다.

심근염과 심낭염 의심증상. 사진 질병관리청 제공

심근염과 심낭염 의심증상. 사진 질병관리청 제공

"심근염 시작 부위 이례적" 

김계훈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통화에서 “심근염을 의심해서 부검한 게 아니라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했다가 심근염이 진단된 사례”라며 “주로 좌심실에 이상이 오는데 이 환자는 드물게 심실 전도계 부분에 염증이 침범했다. 심장 기능이 나빠져 사망한 게 아니라 악성 부정맥이 생기면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 있다 보니 증상 등의 표현을 잘 못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러다 보니 이미 늦어진 상태에서, 하필 운 나쁘게 염증이 전도계에 침범했다. 그렇다 해도 병원에서 모니터가 됐다면 환자를 놓칠 일이 없었을 텐데 악성 부정맥이 생긴 뒤 조처되지 못한 채 사망 직전 발견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심근염과 달리, 시작 부위가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전도계였고 이 때문에 악성 부정맥이 생겼는데 인공심장박동기 등의 치료가 바로 이뤄지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을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20일 충남 계룡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20일 충남 계룡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에게 접종할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그러나 A씨의 사례는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으로 심근염·심낭염은 통상 치명률 면에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고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된다는게 김 교수 설명이다.

김계훈 교수는 “심근염 환자 중 10% 정도가 진행이 빠른 전격성 심근염으로 가고 그 경우 사망률은 10~20% 수준이지만 전격성 심근염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전체 심근염의 사망률을 따져보면 2% 이내라 볼 수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심근염이 오고 심장 기능이 나빠져도 치료하면 1~2주 안에 퇴원한다. 전격성 심근염이 와도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장치) 치료로 1~2주 지나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중순까지 약 3억회 접종 가운데 1226건의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해 100만명당 4명 수준으로 보고됐는데 대다수는 치료 후 호전됐다고 한다. 유럽의약품청(EMA) 분석에서도 사망자 5명은 대부분 나이가 있거나 기저질환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슴 통증 시 심전도, 심장 효소 검사" 

화이자나 모더나 접종 이후에는 가슴 통증 증상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통상 접종 후 4일 이내, 16~24세 남성에서 심근염·심낭염이 빈발한 것으로 보고됐다. 심낭염은 가슴 통증이 더 특징적이라, 증상만 갖고도 의심한다. mRNA 백신을 맞고 수일 내 숨을 깊이 들이쉬거나 자세를 바꿀 때, 기침할 때 통증이 심하면 심낭염일 수 있으니 심전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혈액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높거나 청진 시 심낭 마찰음을 통해 진단하기도 한다.

가슴 통증에 더해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까지 나타나면 심근염을 의심해야 한다. 심근염은 혈액검사로 트로포닌(심근효소) 수치를 확인해 이게 증가했을 때 의심하고 이후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최종 진단을 내린다. 김 교수는 “심근경색 때도 효소 수치가 올라가는데, 관상동맥이 괜찮고 젊은층에서 백신을 맞은 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심근경색보다 심근염 가능성이 크니 MRI를 찍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심낭염은 그대로 둬도 좋아지는데 콜키신,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같은 약을 쓰면 빨리 호전된다. 국내에선 기저질환이 없는 20대 남성 1명이 지난달 29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11시간 만에 흉통이 발생했고 병원을 찾아 심낭염 진단을 받고 치료 이후 회복한 바 있다.

심근염의 경우 심장 기능 저하가 있다면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나 베타차단제 등을 쓴다. 김 교수는 “심근염이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로도 꽤 생긴다. 득실을 따져보면 젊은 연령층에서 비록 많이 발생하지만 빈도가 드물고 코로나19 감염시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에 백신을 맞는 걸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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