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점에 샀어도 ‘제로 수익률’…삼전·하이닉스 언제 뜰까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7:01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냐, 피크 아웃(고점 통과)이냐.

역대급 호실적에도 좀처럼 맥을 못 추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27일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7만8500원, 11만6000원으로, 지난 3개월 최저점 대비 각각 0.1%, 0.4% 오르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연합뉴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연합뉴스

SK하이닉스, 분기 매출 10조 달성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10조3217억원, 영업이익 2조694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회사 분기 매출이 10조원을 넘어선 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이달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18.9%, 영업이익은 53.4% 증가한 것으로 시장의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하이닉스 실적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런 호실적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반도체 호황을 이끈 코로나19 특수가 ‘끝물’에 다다라서라는 우려 때문이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PC·데이터센터·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른 덕을 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 가격은 전달 대비 26.7% 오른 3.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던 시기의 상승률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메모리카드·USB 낸드 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고정거래 가격도 이 기간 8.6%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비메모리 부족→IT 기기 둔화→메모리 재고 증가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 삼성전자]

여기에다 비메모리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스마트폰·노트북 같은 IT 기기의 출하량이 줄어드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쌓이는 것은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초 미국 텍사스주를 덮친 한파와 대만 TSMC 정전 등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빨간불이 켜지자 세트(완성품 제조) 업체의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대만 노트북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의 5월 매출은 전월 대비 6.8% 감소했다. 중국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5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월 대비 31% 줄었다.

이에 비해 올해 국내 기업의 5·6월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 증가율은 전월 대비 7.5%, 11.1%씩 상승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트 출하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세트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 증가 우려로 이어지고, 이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vs “하반기 견조한 흐름”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사진 삼성전자]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트 업체들이 반도체 가격 인상에 저항하면서 10월 이후엔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 폭이 대폭 축소되거나 오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둔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 설비 투자가 늘면서 공급이 늘 것이란 우려도 있다. 송명섭 연구원은 “모든 업체의 투자 계획이 증가하며 메모리 반도체의 설비 투자 증감률은 연초 전망치 14%에서 23%로 상향됐다”고 말했다. 이러면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주가엔 부정적인 요소다.

반면 ‘피크 아웃’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식 연구원은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4월 말부터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고, 파운드리 업체의 생산능력이 늘어나 비메모리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IT 세트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하반기 D램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메모리 업황에 대한 피크 아웃 우려가 일부 불식되고 메모리 업체의 주가 상승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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