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고향 PK 찾은 尹···부산서 野의원들과 '대선' 마셨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7:00

업데이트 2021.07.27 17:4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아 PK(부산ㆍ경남)민심을 공략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부터 부산 북항재개발 현장→부산민주공원→자갈치시장을 돌며 바쁘게 시민들과 접촉했다. 충청에 연고를 둔 서울 출신인 윤 전 총장은 PK 지지세가 취약하단 평가를 받는다. 반면 야권 내 유력 경쟁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PK(경남 진해) 출신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이 건넨 킹크랩을 들어보고 있다. 2021.7.27 송봉근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이 건넨 킹크랩을 들어보고 있다. 2021.7.27 송봉근 기자

이날 윤 전 총장의 부산 방문은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PK 민심을 공략하면서 이 지역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려는 행보로 분석됐다. 윤 전 총장은 박형준 부산시장과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국민의힘 의원 3명(장제원ㆍ김희곤ㆍ안병길)과 돼지국밥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부산 지역소주인 ‘대선’을 나눠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일정 내내 함께 한 장제원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추켜세웠다.

윤 전 총장은 부산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부산이 세계적 해양도시로 발돋움하는 건 국가 전체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지역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선 “신공항 추진은 물류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고, 공항과 연계된 각종 물류기반도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자갈치시장에선 “표 얻기 위해 쇼 부리는 게 아니라 조용하고 내실있게 국민이 상식에 맞게 편안하게 살도록 뒷바라지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를 기록하는 상황을 두고 "지지율 40%면 백성들의 아우성을 덮을 수 있는 건가. (지지율과 실제 민심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석열아! 믿는데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시민과 상인 등 수십 명이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했다.

윤석열 전 검철총장이 27일 오전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재개발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10727

윤석열 전 검철총장이 27일 오전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북항재개발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20210727

윤 전 총장은 이날도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입당할지 말지 결정은 못했다”고 거리를 뒀다. 다만 “국민들께 예측가능성을 드리고, 늦지 않게 행로를 딱 결정하면 그 방향으로 쭉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전 총장 캠프에 참여한 국민의힘 현역 당협위원장들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기로 한 데 대해선 “공당이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지만,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서는 윤 전 총장의 25일 “드루킹 특검 연장, 재개” 주장을 놓고 또다시 ‘친윤’과 ‘반윤’이 갈렸다. 이날 오전 정진석 의원은 당 소속 의원 103명이 참여하는 SNS 단체대화방에서 “드루킹 주범을 법정에 세우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드루킹 주범을 민주 법정에 세울 때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시위에 나서자”며 “하루도 빠짐없이, 청와대 앞에서 1주일씩 단식 농성을 해도 좋다. 당론이 정해지면 제가 1번으로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당내 핵심 ‘친윤’으로 꼽힌다.

그러자 ‘반윤’으로 꼽히는 김용판 의원이 즉각 반발했다. 국정원 댓글수사로 윤 전 총장과 악연인 김 의원은 반박글을 올리고 “이 건은 매우 중차대한 사안이므로 ‘단톡방’에서 결정돼서는 안 된다”며 “특정 후보가 어젠다를 던진 후 우리 당 의원들이 하명을 받아 실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 눈에도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저격했다. 이어 “특검이 태동된 배경은 당시 검ㆍ경의 수사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사람은 바로 윤석열 후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해당 글을 페이스북에도 공개하자, 정 의원이 다시 단체대화방에서 “의원들이 단체대화방에 올린 내용을 언론에 소개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스1]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한 의원은 “의원들 의견을 교환하는 방에서 나온 얘길 언론에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김 의원을 지적했다. 반면 당내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다른 의원은 “최다선 의원인 정 의원이 윤 전 총장의 말에 그런 글을 올리는 건 무게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검 재개 요구가 2018년 드루킹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던 윤 전 총장의 ‘자충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8년 5월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는 “검ㆍ경 부실수사”를 주장하며 단식 끝에 특검법을 관철시켰다. 현재 ‘친윤계’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 수석대변인이던 당시 “댓글로 뜬 스타검사 윤석열은 도대체 어떻게 수사를 지휘하고 있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은 죽은 권력에만 적용되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적용되지 않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수사)은폐 당사자로 지목받던 분이 문재인 정권의 정통성을 시비거리로 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당시 공식적 수사주체는 경찰”이라면서도 “검ㆍ경이 전체적으로 초기수사에서 지리멸렬했고, 골든타임을 놓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에서 홍 의원의 주장에 대해 “어이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허 특검을 전폭 지원했고, 중앙지검이 맡은 부분은 철저하게 수사해 공소유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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