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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개최국 프리미엄'?.. 日 금메달 8개 '초반 돌풍'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메달 30개, 세계 3위.'
도쿄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이 이번 올림픽에서 내건 목표다. 그동안 금메달 최고 기록이 16개(1964년 도쿄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었던 일본에게 무리한 목표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막 5일 만에 8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2위를 다투자 목표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올림픽서 韓中에 뒤진 후 포상 시작 #금메달 선수 최대 2억 6000만원 받아 #개최국 이점 너무 강해..'격차 올림픽'

도쿄올림픽 유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딴 아베 히후미와 아베 우타 남매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유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딴 아베 히후미와 아베 우타 남매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금메달 따면 포상금 최대 2억 6000만원 

일본이 선전하고 있는 배경으로 주최국의 이점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돈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 스포츠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선수들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로부터 500만엔(약 5200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된다. 은메달리스트는 200만엔(약 2080만원), 동메달리스트는 100만엔(약 1040만원)이다.

한국(금메달 6000만원에 매월 100만원의 연금) 등과 비교할 때 많지 않아 보이지만, 각 경기단체가 따로 주는 보상금까지 합하면 규모는 커진다. 금메달리스트의 경우 각 협회로부터 2000만엔(육상, 골프), 1000만엔(배드민턴, 탁구, 가라데), 800만엔 (테니스) 등이 추가로 지급된다. 최대 2500만엔(약 2억 6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선 학교 체육교육에 중점을 둔 스포츠 문화가 발달하면서 '스포츠 선수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아마추어리즘'이 뿌리 깊었다. 1980년대까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포상금을 주지 않았다.

메달 획득 유력 종목 집중 지원 

계기가 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의 '굴욕'이었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금·은·동 합쳐 14개의 메달로 한국(33개)과 중국(28개)에 크게 밀렸다. 이후 메달을 딴 선수에 대한 포상이 검토되기 시작했고,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부터 금메달 300만엔, 은메달 200만엔, 동메달 100만엔의 포상금을 주기 시작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부터 금메달리스트만 500만엔으로 늘었다.

27일 일본 도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올림픽 금메달 소식을 전한 신문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27일 일본 도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올림픽 금메달 소식을 전한 신문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예산도 크게 늘렸다. 일본 스포츠청에 따르면 올림픽·패럴림픽 선수 강화에 쓰인 예산은 2021년에 103억엔(약 1075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40% 늘었다. 특히 올림픽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S등급'(야구·유도·체조·스케이트보드 등 10종목), 'A등급'(탁구·테니스·배구·소프트볼 등 6종목)으로 나눠 다른 종목보다 30%, 20%씩 더 예산을 증액했다.

코로나로 너무 세진 '개최국 프리미엄'

개최국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은 올림픽 때마다 반복돼왔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의 경우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하에서 진행되는 만큼, 개최국 프리미엄이 너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올림픽 출전권을 얻는 과정에서도 코로나19로 세계 각지에서 예선이 중단돼 불공평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부분의 외국 선수들이 일본 내에서의 적응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선수촌에 머무는 외국 선수는 부실한 시설에 감염자까지 연이어 나오며 불안에 떨고 있지만, 일본 선수단의 대다수는 선수촌이 아닌 개인실 이용이 가능한 아지노모토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NTC)나 외부 호텔에 머문다.

지지통신은 24일 도쿄올림픽이 "각국 선수가 놓인 환경의 격차가 두드러지는 대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일본 선수단의 오카다 미쓰기(尾県貢) 총감독도 "경기는 평등한 조건 하에서 치러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코로나19 하에서 각국 선수들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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