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 보궐선거 무산에 野 “편향 선관위, 또 與 손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5:39

업데이트 2021.07.27 16:28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유죄 확정으로 공석이 된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결국 실시되지 않게 됐다. 경남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선관위원 회의에서 10월 6일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고, 내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를 선출하기로 의결했다. 경남도는 향후 도지사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경남 선관위는 “경남도민의 참정권 보장과 도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보궐선거를 하자는 의견과,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부담과 302억원으로 추산되는 보궐선거 관리 경비 등을 고려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논의 결과 보궐선거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냈다”고 이유를 밝혔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후 경남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후 경남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봉근 기자

야당에선 곧바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도정 공백으로 인한 도민 피해를 등한시한 선관위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12월 선거법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에 한해 연 2회 보궐선거를 하도록 한 법 취지 마저 무색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재판이 3년 넘게 진행돼 내실 있는 도정 운영을 하지 못했다. ‘김명수 사법부’를 위시한 정권의 시간 끌기가 결국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남 지역 인사들도 날을 세웠다. 보궐선거 실시를 강하게 주장했던 국민의힘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도정 농단’을 용인한 선관위 결정을 규탄한다”며 “올해 정기국회 국비 예산확보, 부·울·경 메가시티 등 중차대한 현안이 몰려있는 시기인데 선관위가 1년 가까운 도지사 공백 상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도청 입구에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도청 입구에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편향 선관위”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 전 부의장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체제에서 선관위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보궐선거 결정을 편파·불공정의 오명을 씻는 기회로 삼길 바랐지만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박대출(경남 진주갑)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가뜩이나 편향 논란에 휩싸인 선관위가 결국 이번에도 여당에서 터진 허물을 덮는 쪽으로 손을 들어줬다”고 비판했다.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은 “여당에선 마치 보궐선거 비용이 야당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데, 모든 원죄는 김 전 지사와 여당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중앙일보에 “도지사 대행체제로도 충분히 도정을 책임질 수 있다”며 “9개월짜리 새 지사를 국민 세금 300억원을 들여 뽑자고 주장한 쪽(야당)이 문제였다. 선관위가 바른 판단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지사 보궐선거 여부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원칙적으로 선거가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 지난해 말 지자체장 보궐선거 횟수를 연 1회에서 2회로 개정한 공직선거법(제35조 1항)에 따르면 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확정되면 10월 첫 번째 수요일(10월 6일) 실시하도록 했다. 이때문에 야권에선 “김 전 지사의 낙마로 경남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린 상황에서 보궐선거까지 승리하면 대선 직전 기선제압을 할 수 있다”는 여론이 상당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잔여임기가 변수였다. “보궐선거일(10월 6일)로부터 임기 만료일(2022년 6월 30일)까지가 1년 미만이면 선거를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선거법 201조)는 특례 규정을 근거로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경남지사를 선출하기 위한 보궐선거 비용이 302억4848만원(선거관리 비용 241억 328만원, 보전비용 61억 4520만원)으로 추산된다는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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