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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바위그림 닮았다” 백남준 작품 오는 울산 ‘들썩’

중앙일보

입력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거북'. [사진 울산시]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거북'. [사진 울산시]

울산에 세계적인 거장이자 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 찾아온다. ‘거북’(1993), ‘시스틴 채플’(1993)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1992~1994) 총 3점이다.

울산시는 오는 12월 개관을 앞둔 울산시립미술관 대표 소장품으로 백남준(1932~2006)작품을 수집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중 울산시립미술관 1호 소장품은 ‘거북’이다. ‘거북’은 텔레비전 156대를 거북 형상으로 만든 대형 비디오 조각 작품(10m×6m×1.5m)이다. 1993년 독일에서 제작됐다. 자연과 기술, 동양정신과 서양문물 결합이라는 백남준 특유의 미학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울산시는 이 작품이 선사시대 바위 그림인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도시 울산에 자리하게 된 것 자체로 특별한 상징과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암각화는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을 한 바위인 반구대(盤龜臺) 일대 바위 10여 개에 새겨진 그림 300여 점이다. 고래 사냥 등 선사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어 울산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반구(盤龜)대’라는 명칭은 암각화 주변의 지형이 예부터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반구대의 상단부에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거북의 모습도 선명히 새겨져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작품 ‘거북’은 울산의 소중한 문화유산과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궈낸 울산의 진취적 기상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라며 “또 두 번째 소장품인 ‘시스틴 채플’이 울산시립미술관에 소장된다는 소식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시스틴 채플'. [사진 울산시]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시스틴 채플'. [사진 울산시]

울산시립미술관의 2호 소장품 ‘시스틴 채플’은 “20세기의 천지창조”라 불리는,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매우 큰 작품이다. 백남준 작가는 이 작품으로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2019년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개최된 ‘백남준 회고전’에서 가장 주목받았다. 이후 네덜란드 슈테델릭 미술관 전시를 마치고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오는 12월에는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겨 백남준 예술을 알리게 된다.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 [사진 울산시]

오는 12월 개관하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일 백남준 작가의 작품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 [사진 울산시]

3호 소장품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는 비디오아트에 자연과 생태라는 주제를 접목한 작품이다. 백남준 작가는 자신이 예술적으로 크게 영향을 주고받은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John Cage, 1912~1992)에 대한 경외심을 담아, 그의 이름과 동일한 발음의 새장을 활용해 작품세계를 구현했다.

‘케이지의 숲, 숲의 계시’는 인간과 자연, 기술과 생태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생태 정원도시 울산’의 이미지에도 잘 부합하는 작품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백남준 작가의 작품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시와 별도로 외부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 장소는 울산의 대표 명소인 대왕암공원 내 구 울산교육연수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울산 시민의 추억이 깃든 장소에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되면,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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