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이 男교사만 부장에 임명한 학교…인권위 “성차별”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2:46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연합뉴스

30년 가까이 부장교사 보직에 남성만 임명한 한 사립중학교의 인사 관행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중학교 교장에게 학교의 부장 보직 임명 시 성비를 고려하고, 인사위원회 등 주요의사결정기구에 여성 교사의 참여를 확대시키는 등 성차별적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905년 설립된 A중학교는 1951년 고등학교와 중학교로 분리됐다. A중학교는 지난 1992년에 처음으로 여성 교사가 부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진정인인 B씨는 1989년 같은재단 소속 고등학교에 부임했다가 1995년 A중학교로 전보돼 근무했다. B씨는 “남성 교사에게만 부장 보직을 부여하는 등 A중학교의 성차별적 학교 운영 관행을 개선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중학교 측은 “2020년까지 남성만 부장교사를 한 이유는 부장을 역임할 만한 근무경력이 충족되는 여성 교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여성 교사라고 해서 차별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부장직은 업무가 과중해 선호되지 않는 직책이어서 오히려 여성 교사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고도 했다.

인권위는 조사를 거쳐 A중학교가 지난해까지 부장 보직에 남성 교사만 임명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인권위는 A중학교가 다른 여성 교사보다도 부임이 늦은 남성 교사를 부장 보직에 임명한 점을 지적하며 여성 교사의 경력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학교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부장 보직의 업무가 힘들다는 학교 측 주장에 대해 “부장 보직을 맡는다는 것은 학교의 주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관리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며 “여성 교사를 부장 보직에 임명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반박했다.

인권위는 “오랜 기간 여성 교사들이 부장 보직에 임명되지 않은 것은 여성에게 고용상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 성차별로 판단된다”며 “보직 임명에 있어서 여성 교사를 불리하게 대우하지 말고,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기구에 여성 교사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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