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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도 물에 잠겼다···한 달치 비 하루 만에 쏟아진 런던[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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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중국, 인도에 이어 영국 런던에도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전날 영국 당국은 런던을 포함 남동부 14개 지역에 황색 호우 경보를 발령했다.

"부유한 도시도 이상기후 속수무책"

이날 런던은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배수 시스템이 과부하 되면서 물바다가 됐다. 8개의 지하철역이 물에 잠겨 폐쇄됐고 도로에 물이 차올라 차량이 침수됐다. 피해가 심한 일부 지역에서는 보트를 탄 구조대가 운전자를 물에 잠긴 차량서 꺼내 구조했다. 런던소방대는 “물에 잠긴 차량이나 집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1000건 이상의 전화에 응답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25일(현지시간)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영국 런던의 한 지하철역. [트위터 갈무리]

25일(현지시간) 쏟아진 폭우로 침수된 영국 런던의 한 지하철역. [트위터 갈무리]

일부 병원 시스템도 마비됐다. 런던 동부 휩스크로스 병원은 지하실 침수로 전력 시스템이 손상을 입으면서 수술과 외래 진료를 모두 취소하고 병원을 향하는 구급차를 우회시켜 다른 병원의 응급실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츠 헬스 그룹 소속 병원들도 수해로 100여명의 입원 환자를 이송해야 했다.

호우가 집중된 런던 동부 주택가에 사는 소니아 대니슈브스키(43)는 “집이 물에 잠기는 속도에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면서 “너무 순식간에 벌어져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런던소방대가 침수 차량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런던소방대 트위터]

25일(현지시간) 런던소방대가 침수 차량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다. [런던소방대 트위터]

런던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런던에는 약 한 달 치 강우량이 하루 만에 쏟아졌다. 런던 7월 평균 강우량은 45㎜인데 런던 세인트 제임스 공원에서 하루 동안 41.6㎜의 비가 쏟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영국 전역이 지난주 연중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폭염에 시달린 데 이은 이상 기후 현상이다. CNN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도시도 기후변화에 준비돼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기반 시설 전문가들은 런던을 비롯한 여러 대도시가 이상 폭우 같은 기후변화에 준비돼 있지 않다고 수년간 경고해왔다. 리즈 스티븐스 레딩대학 지리 및 환경학과 부교수는 “도로가 콘크리트로 덮인 대도시는 이런 위험에 취약하다”면서 “게다가 영국은 빅토리아 시대부터 이어져 온 (배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중요한 기반 시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간) 폭우로 물바다가 된 런던의거리. [트위터 갈무리]

25일(현지시간) 폭우로 물바다가 된 런던의거리. [트위터 갈무리]

가디언은 기후위기가 심화함에 따라 영국에서 나타난 돌발 폭우와 홍수 사태가 더 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환경 정책은 대부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초점이 맞춰 있는데 폭우 사태에 대비해 배수, 에너지 공급, 통신 네트워크 등 기반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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