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할인’ SNS 공동구매,알고보니 돌려막기…피해액 670억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1:47

업데이트 2021.07.27 16:46

지난 2018년 인천에 사는 A씨(당시 35세·여)는 온라인 쇼핑몰을 차렸다. 공동구매한 품목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싸게 파는 사업 모델이었다. 수년간 쇼핑몰을 운영했던 A씨는 시세보다 최대 5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다. 고객이 물품 대금을 입금하면 6개월 후 배송해 주거나 배송하지 못할 경우 정상가격만큼 금액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공구(공동구매)는 가격이 싼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쇼핑몰의 실상은 달랐다. A씨는 나중에 주문한 고객의 돈으로 먼저 주문받은 상품을 구매해 보내는 소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초반엔 주문한 상품이 제때 도착한 터라 의심에서 벗어났지만, 위기가 닥쳤다. 약속했던 반값 할인율이 커 거래를 지속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A씨가 SNS에 올린 골드바 공동구매 게시글. 사진 인천경찰청

A씨가 SNS에 올린 골드바 공동구매 게시글. 사진 인천경찰청

지난해 9월 A씨는 공동구매 물품을 바꿨다. 초기 입금 대금이 큰 고가의 골드바, 백화점 상품권을 내세웠다. 초반에는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구했으나 나중엔 물품이 없는데도 공동구매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대전에 사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B씨(30·여)의 도움을 받았다. 쇼핑몰을 운영하며 친분을 쌓아 온 B씨는 자신의 쇼핑몰 고객을 A씨가 진행하는 공동구매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판매금액의 5∼10%를 수수료로 받았다.

A씨가 SNS에 올린 가전제품 공동구매 글 사진 인천경찰청

A씨가 SNS에 올린 가전제품 공동구매 글 사진 인천경찰청

그러나,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갔다. 한 피해자는 골드바와 실버바를 저렴하게 사려다가 A씨 등으로부터 17억4000만원을 사기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쇼핑몰 종사자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2018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SNS에서 공동구매 쇼핑몰을 운영하며 680여명으로부터 67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2명의 명의로 된 12억8000만원 상당의 부동산 등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받았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특정 재산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려 추징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양도나 매매 등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법원의 허가를 받아 동결하는 조치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개인끼리 공동구매를 할 경우 배송, 반품, 환불 보장 조건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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