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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지사 10월 보궐선거 안한다...내년 6월 새 주인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됨에 따라 공석이 된 경남도지사는 오는 10월 보궐선거가 아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하게 됐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 제6차 위원회의를 열어 오는 10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고,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년형을 받으면서 공석이 된 경남 도지사 집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년형을 받으면서 공석이 된 경남 도지사 집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현행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 중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실시 사유가 확정된 선거는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실시한다’고 규정돼 있다. 김 전 지사는 7월 21일 지사직을 상실해 일정상으로는 10월 6일 보궐선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잔여임기(내년 6월 말)가 1년도 남지 않으면서 그동안 논란이 됐다. 선거법 201조에는 ‘보궐선거일부터 임기 만료일까지가 1년 미만이면 선거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특례조항이 있어서다. 경남선관위는 이 조항을 근거로 올해 보궐선거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도지사 선거를 오는 10월 보궐선거가 아닌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함께 치르기로 한 것 비용문제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자료에서 “오늘 회의에서 경남도민의 참정권 보장과 도정의 공백 최소화를 위해 보궐선거를 시행하자는 의견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에 대한 사회적 부담증가와 302억원으로 추산되는 보궐선거 관리 경비 등을 고려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논의 결과 보궐선거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실제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10월에 치러질 경우 선거 비용은 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관리 241억원, 보전비용 61억4000만원 등 총 302억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했다.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26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재수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그동안 도지사 보궐선거 여부는 정치권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논란이 빚어졌다. ‘10월에 빨리 보궐선거를 치러 도정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수백억의 비용을 들여 보궐선거를 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주장이 맞서면서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건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이다. 이 전 부의장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2월 개정된 선거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한해 재·보궐선거 사유가 발생할 경우 연 2회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법 규정과 취지대로 보궐선거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 힘 경남도당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은 성명에서 “내년 6월까지 도지사 권한대행체제가 지속한다면 무려 1년 정도 도정공백이 발생한다”며 “권한대행은 이미 결정된 정책을 단순히 관리할 뿐이지, 도민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거나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0월 정기국회에서 경남 주요 사업에 대한 내년 예산이 제대로 확보될지 의문스럽다”며 “법에 정한 대로 오는 10월 6일 도지사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도 거셌다. 도지사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국민의 힘 김재경 전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논의는 실익이 없다”며 보궐선거 시행을 반대했다. 김 전 의원은 “300억원이 넘는 보궐선거 비용 이상의 지사 역할을 할 자신이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원래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김경수 전 지사의 시간이었고, 그를 믿었던 도민을 위해 그의 구상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선택을 준비할 호흡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당내로 돌아와 보더라도 정권교체를 위한 내년 대선에 집중해야 할 때다”며 “경남 도정 공백, 지사 선출보다 몇백 배 중대한 문제가 눈앞에 있고, 지금은 여기에 집중하고 우리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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