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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코스를 바꾼다, 임성재 김시우의 새 전략은?

중앙일보

입력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남자 골프 임성재.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남자 골프 임성재.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남자부 골프경기에는 우리나라 대표로 임성재와 김시우가 참가한다. 국내에서 여자골프의 인기에 다소 못 미치는 남자 골프지만, 올림픽에 참가하는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은 높다.

올림픽 출전자격 결정 시점 기준으로 세계 랭킹 100위 이내 선수 중 27명만 도쿄로 갔다. 임성재와 김시우는 당시 각각 26위, 49위였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공식 기구인 국제골프연맹(IGF)은 세계 랭킹에 근거한 올림픽 랭킹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올림픽 참가자 중 임성재는 9위, 김시우는 19위이다.

두 선수는 메이저 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도 포기하고 올림픽 준비에 집중해왔다. 그들에게 올림픽 메달은 명예뿐만 아니라 병역면제라는 금전으로 환산 불가한 실리도 가져다준다. 인생이 바뀔 수 있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세계평화와 화합의 장인 올림픽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두 선수는 여전히 냉전의 산물이자 굴레를 안고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병역면제 혜택은 1973년 박정희 정부 시절 도입,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처음 적용됐다. 임성재와 김시우에게는 엄청난 기회이자 커다란 압박이다. 두 선수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도쿄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김시우.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김시우. [AFP=연합뉴스]

객관적 위치를 살펴보자. 최종 IGF 올림픽 골프랭킹에서 임성재보다 상위 랭커는 단 8명, 김시우보다 순위가 높은 선수는 18명뿐이다. 메달 획득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그럼 뛰어넘어야 할 산은? 개최국 어드밴티지를 안고 있는 일본 최고의 선수 마쓰야마 히데키(IGF 랭킹 7위)이다. 지난 4월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우승(마스터스 토너먼트)을 이뤄냈다. 특히 그는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카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2010년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우승한 바 있다.

다음엔 세계 최강 미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 세계 랭킹 1위 존 람(스페인)과 세계 랭킹 6위 브라이슨 디샘보(미국)가 코로나19 확진으로 참가하지 못하는 건 임성재·김시우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더 커진 걸 의미한다. 하지만 세계 최강 미국대표팀은 IGF 랭킹 1~4위인 저스틴 토마스, 일본계 콜린 모리카와, 잰더 쇼플리, 패트릭 리드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5위가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다.

마지막으로 코스 전략을 잘 짜야 한다. 1929년 개장한 카스미가세키 컨트리 클럽은 일본의 국내 유수한 대회를 치러낸 코스다. 5년 전 세계적인 골프코스 디자이너 톰 파지오가 올림픽을 앞두고 전장을 7600야드대로 늘리고, 코스 전체를 홀 순서만 빼고 통째로 바꿨다. 페블비치의 스파이글래스 힐 코스나 할리우드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이 합쳐진 듯한 느낌이다.

장마철인데도 지난 2주간 비가 오지 않아 코스는 단단하고 말라 있었다. 임성재·김시우는 지난주 중반부터 연습라운드 하며 코스 전략을 짰다. 하지만 27일에는 종일 비가 내렸다. 비에 젖어 부드러워질 코스를 대비한 게임 전략도 급히 마련해야 한다. 주말에 또 비가 예보돼 있다.

결국 이번 주 경기력이 가장 좋은 세 선수가 메달을 획득할 것이다. 사력을 다할 것으로 믿는 임성재·김시우가 그중 두 선수가 되길 바란다. 너무 잘하려 하기보다 자신들의 골프 커리어에서 최고의 도전을 즐겼으면 한다. 그렇게 한 샷 한 샷을 만들어야 메달 획득 가능성이 커진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중앙포토]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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