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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3시간 조사했는데...배달 오토바이 절반이 '교통딱지'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호 위반 등 배달 오토바이의 법규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신호 위반 등 배달 오토바이의 법규 위반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정지선 위반,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역주행에 인도 침범까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배달 오토바이의 교통법규 위반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점심과 저녁 시간에 현장조사를 시행한 결과, 조사지점을 통과한 9633대의 오토바이 중 절반 가까운 46.5%가 법규를 위반했다.

교통안전공단, 15곳서 현장 조사 #오토바이 46.5%가 교통법규 위반 #정지선 위반, 신호 위반, 역주행 등 #최근 3년간 오토바이 사고만 증가

 조사는 사무실 밀집지역과 전통시장, 주거지역, 스쿨존 주변, 대학가 등 오토바이 통행이 잦은 교차로 15곳에서 실시됐다. 점심은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저녁은 오후 5시 50분에서 오후 7시 사이로 각 90분씩이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교통법규를 위반한 4476대의 법규 위반 건수는 5045건(중복 위반 포함)이었으며, 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의 정지선 위반이 58.9%로 가장 많았다. 정지선 위반은 다른 차량이나 보행자의 안전한 통행을 위협하는 행위다.

 또 자칫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역주행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도 27.5%나 됐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충돌위험까지 안고 있는 인도침범도 8.1%(410건)에 달했다. 시간대별로는 점심(44.2%)보다 저녁 시간대(48.6%)의 위반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 오토바이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다. [뉴스 1]

배달 오토바이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다. [뉴스 1]

 위치별로는 전통시장 주변(63.2%)과 주거지역 주변(50.5%)이 평균 교통법규 위반율(46.5%)보다 높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전통시장 주변에선 정지선 위반(69.4%)과 불법 유턴(4.1%), 역주행(1.8%) 등이 평균보다 많이 발생했다.

 반면 주거지역 주변은 신호위반(28.3%)과 곡예 운전(4.2%)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주거지역에서 오토바이들의 난폭운전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조사 기간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안전모 착용률은 88.0%였으며 주거지역 주변(80.1%)과 대학가 주변(82.0%)에선 평균보다 낮았다. 공단 관계자는 "요식업 배달 등 단거리 운행 오토바이가 많은 데다 규격에 안 맞는 안전모를 쓰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뉴스 1]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량과 배달 오토바이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뉴스 1]

 이런 잦은 교통법규 위반은 교통사고 증가로도 이어진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평균 9.7% 감소했지만, 오토바이 사고 건수와 사상사수는 각각 연평균 9.9%와 12.2% 증가했다. 또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가운데 오토바이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8년 14.2%에서 지난해에는 17.0%로 2.8%p가 늘었다.

 공단은 오토바이의 법규위반과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5월 시민 1000명으로 구성된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을 출범했으며, 올해 7월부터는 규모를 5000명으로 확대해 운영 중이다. 그동안 약 10만 건의 오토바이 법규위반이 공익제보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단의 권용복 이사장은 "오토바이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선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 등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며 "배달 오토바이의 경우 과도한 배송시간 제한 시스템 개선과 안전라이더 인센티브 도입 등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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