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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고향, 포기는 없다” 미술관 유치 불씨 살리는 대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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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이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시민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사진 대구유치 시민추진단]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이 26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시민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사진 대구유치 시민추진단]

‘이건희미술관, 공모로 비수도권에 건립하라!’, ‘서울사람만 국민인가? 대구시민 분노한다!’

“공모 과정 없이 서울 건립 공식화” #시민 궐기대회, 대통령 건의문까지

최근 대구 도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 400여장의 내용이다.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미술관 서울 건립을 공식화 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움직임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고향인 대구에서 ‘이건희미술관’ 서울 건립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상의·서문시장상가연합회·대구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 39개 지역 단체로 이뤄진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이하 시민추진단)’은 26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이건희미술관 서울 건립 철회를 촉구하는 대구시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건희미술관 서울 건립 결정의 절차상 하자와 불공정성을 성토했다. 또 “서울 건립 결정은 공론화 절차와 공모 없이 일방적으로 내린 것이므로 불공정하다. 기회 균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비수도권 공모를 통해 다시 결정하도록 (대통령이) 지시해 달라”고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건의문도 냈다. 김형기 경북대 명예교수(시민추진단 단장) 등은 지난 14일부터 세종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도 벌이고 있다.

대구지역 원로 미술인들도 성명서를 내고 “2700명 대구 미술인과 510만 대구·경북민 모두가 이건희미술관이 대구에 유치될 수 있도록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엔 대구·부산·울산·광주·경북·경남·전북·전남 등 8개 비수도권 미술협회 지회장이 대구에 모여 정부의 미술관 건립 결정을 비판했다. 대구시도 문체부에 건립 결정 재검토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유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정부의 이건희미술관 건립지 결정에 불만이 큰 이유는 ‘대구=삼성’이라는 지역 정서 영향이 크다. 고(故) 이병철 회장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업했다. 이건희 회장은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삼성라이온즈가 대구에 근거를 두고 있고,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제일모직기념관, 삼성상회 터 등이 대구에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삼성과 이건희 회장을 향한 시민들의 애정이 이건희미술관 대구유치를 향한 열망으로 표출되고 있다”며 “공정한 공모 절차를 거쳐 미술관이 대구에 지어질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적극 요청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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