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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델타변이 우려 없다던 정부 “곧 델타가 유행 주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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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월 말 3%대에 불과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중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비율(주간 표본조사)이 불과 한 달 만에 48%로 폭등했다. 2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6월 20~26일 3.3%에 불과했던 델타 변이 검출률은 9.9%→23.3%→33.9% 등으로 폭등세를 거듭하다가 지난주(7월 18~24일)에는 48%로 뛰어올랐다.

델타변이 이번 주중 우세종 예상 #전문가 “거리두기 더 강화 필요”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이번 주중에 50%를 넘지 않겠냐는 예측이 충분히, 객관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가 이번 주중 우세 종이 된다는 의미다. 이미 우세 종이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이번 통계는 14~25일 유전자 분석 결과라 지금은 델타 변이 감염자 비중이 최소한 과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70~80%까지 높아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곧 전체 유행을 델타 변이가 주도할 수도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출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출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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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6월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경고등이 켜졌는데도 정부가 수수방관하며 대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달 24일 손 반장은 “현재 국내 유행 통제 상태가 상당히 안정적이고 델타 변이 검출률이 변이 중에서도 10%밖에 안 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며 (방역 통제 수준을 완화한) 거리두기 개편안의 7월 적용 방침을 고수했었다. 그 뒤로도 해외 추세만 언급하던 당국은 델타 변이 검출률이 23%를 넘어섰던 지난 13일에야 국내 변이 바이러스 증가 추세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월 말에 이미 미국에서 델타 변이 검출률이 주당 10%포인트씩 급등했다. 델타 변이 확인 지역에서의 역학조사 강화나 변이 집단감염 발생지에 대한 선제적 백신 접종 등 특단의 대책을 시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 유행지에서의 입국을 통제하거나 입국자 전원에 대한 PCR 검사를 의무화해야 했고, 자가격리 면제 혜택도 줘서는 안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거리두기 일괄 3단계 격상 카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기석 교수는 “이미 델타 변이는 뚫렸다”면서도 “새벽 통행금지 등 보다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방역을 강화하면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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