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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핵 협력하라” 中 “레드라인 넘지말라” 톈진 회담 공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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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톈진에서 열린 미·중 회담 미국측 대표단. 왼쪽 두번째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국무부 서열 2위다. [CC-TV 캡처]

26일 톈진에서 열린 미·중 회담 미국측 대표단. 왼쪽 두번째가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국무부 서열 2위다. [CC-TV 캡처]

26일 톈진에서 열린 미·중 회담 중국측 대표단. 오른쪽 두번째가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 외교부 서열 5위다. [CC-TV 캡처]

26일 톈진에서 열린 미·중 회담 중국측 대표단. 오른쪽 두번째가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 외교부 서열 5위다. [CC-TV 캡처]

26일 중국 톈진(天津)에서 열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및 셰펑(謝鋒) 외교부 부부장(차관)과의 회담에서 미·중이 부닥쳤다.

톈진서 셔먼-왕이·셰펑 회담 #미측 안방에 불러 中 압박 과시 #"14억 인민의 능력 얕보지 말라" #당원 비자 제한 등 제재 해제 요구

이날 미국 측은 북핵 협력을 요구했고, 중국 측은 레드라인을 건드리는 도발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셔먼 부장관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중국은 회담에서 꺼낸 말폭탄을 공개하며 대미 압박을 과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은 각자와 공동 관심의 광범한 의제에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미국이 협력과 지지를 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 측은 북핵과 기후 변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과 지지를 요구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사실 중국은 이들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건설적 역할을 발휘했다”며 “한편에선 협력을 찾으며 한편으로 중국의 이익에 손해를 끼쳐서는 길이 통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중국 측은 회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근원 탐구, 대만, 신장, 홍콩, 남중국해 등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에 대해 강렬한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 측은 또 “즉시 내정 간섭을 중지하고 레드라인을 밟는 불장난 도발을 정지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 측은 그러면서 “미국은 14억 중국 인민의 단호한 결심과 의지, 강대한 능력을 얕보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매체들은 회담에서 중국이 내정 간섭, 중국 이익 침해, 레드라인 도발, 집단 대결 중지 등의 ‘4대 중단’ 조건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셰펑 부부장은 오전 회담 모두 발언에서 “중국 일반인 눈은 정확하다. 미국의 ‘경쟁·협력·대항’ 삼분법은 중국을 제압하려는 ‘눈속임’”이라고 비난했다. 또 “중·미 관계 교착은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셰펑 부부장의 모두 발언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대변인실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단 자오 대변인은 회담 총평으로 “회담은 깊고 솔직했으며 서로 입장의 이해를 증진했다”며 “다음 단계의 미·중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쟁취하는 데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셔먼 부장관은 앞서 25일 밤늦게 톈진 빈하이제일호텔(濱海第一酒店)에 도착해 26일 오전 셰펑부부장과, 오후에 왕이 부장과 회담한 뒤 밤늦게 다음 행선지인 오만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톈진 회담에서 셔먼 부장관의 카운터파트를 놓고 중국은 셰펑 부부장을, 미국은 왕이 부장을 주장하는 등 형식과 의전을 둘러싸고 양측은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셰펑 부부장은 오전 회담을 마친 뒤 “중국공산당 당원 및 가족에 대한 비자 제한, 중국 지도자와 관리·정부 부문에 대한 제재, 중국 기업 탄압, 중국 유학생 비자 제한, 공자학원 탄압, 중국 매체를 ‘외국 에이전트’로 등록시킨 조치,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인도 취소 등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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