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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한달 만에 3.3%→48% 휩쓸다…뻥 뚫린 '모니터링'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8:02

업데이트 2021.07.26 19:38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 수속대에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26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탑승 수속대에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3.3%→9.9%→23.3%→33.9%→48%

6월 말부터 현재까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발표한 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 변화다. 매주 한 번씩 발표하는 변이 바이러스 관련 통계 중 해외 유입을 제외하고 국내 발생 수치만 집계한 결과다. 1주마다 약 10%포인트씩, 한 달 만에 45%포인트 가까이 증가하면서 사실상 이번 주 내에 델타 변이가 국내 코로나19 우세 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최고 단계에도 4차 대유행 확산 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데에는 이러한 델타 변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오는 27일부터 비수도권에 일괄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6월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확산이 쏟아지면서 경고등이 켜졌는데 수수방관하며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면서 6월 말 경고 놓쳐 

국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검출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검출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동안 델타 변이 확산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며 면밀히 모니터링을 이어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1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델타 변이를 ‘관심 변이’에서 ‘우려 변이’로 격상했을 때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한 억제가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당시 미국의 델타 변이 검출률은 10%, 한국은 1.4% 정도로 집계됐을 때였다.

일주일 후인 22일 국내 델타 변이 검출률은 2.8%로 올라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틀 뒤인 24일 “현재 국내 유행 통제 상태가 상당히 안정적이고 델타 변이 검출률이 변이 중에서도 10%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 국내에서의 델타 변이의 점유율 자체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라며 7월부터 예정대로 거리두기 개편안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7월 들어 매주 10%포인트씩 증가

[그래픽]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출률 추이. 연합뉴스

[그래픽]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출률 추이. 연합뉴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7월 들어 백신 신규 접종은 지지부진했고 감염 규모가 커지면서 변이 확산도 이어졌다. 델타 변이와 관련해 당국의 우려가 가시화된 건 지난 13일부터다. 바로 전 주만 해도 변이 바이러스 통계를 발표하면서 ‘전 세계 변이 바이러스 증가 추세’라고 돼 있던 문구는 이날 ‘국내 변이바이러스 증가 추세’로 바뀌었다. 실제 이날 발표된 국내 델타 변이 검출률(7월 4일~7월 10일)은 23.3%를 기록했다. 1주간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536건 중 델타 변이가 374건으로 알파 변이 건수(162건)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이후 확산 세는 가팔랐다. 20일(7월 11일~7월 17일)에는 33.9%, 26일(7월 18일~7월 24일)에는 절반 가까운 48%까지 치솟았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이날 “이번 통계는 14~25일 사이에 유전자 분석을 했던 검체 결과”라며 “지금은 델타 변이 감염자 비중이 최소한 과반이라고 간주해도 되며 곧 70~80%로 높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니고 한국보다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들도 거리두기 조정과 완화 과정에서 다시금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위기국면에서 거리두기에 계속 참여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문가 “델타 변이 우세 종 시간문제였다…부실 대응”

26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입국한 외국인 입국자들이 격리 시설로 이동하기 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입국한 외국인 입국자들이 격리 시설로 이동하기 전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제대로 모니터링을 했다면 6월 말 국내 발생은 낮았지만, 미국에서 1주에 10%포인트씩 오르는 걸 인지했어야 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도 델타가 우세 종이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델타 변이가 확인된 지역에 들어가 역학조사를 2~3배 강화하거나 변이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을 중심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최재욱 고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예견된 참사였다”며 “검역 이후 격리 과정에서의 관리 실패가 이런 참사를 일으킨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물론 장기적으로 막기는 어려웠겠지만, 대규모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전인 8~9월까지만이라도 막았어야 했다. 어디서 어떻게 전파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며 “부실한 대응으로 허망하게 뚫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입국자 관리 허점…비수도권 3단계 격상 한계

26일 충남 계룡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50대 시민들에게 접종할 모더나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26일 충남 계룡시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50대 시민들에게 접종할 모더나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최 교수는 특히 초기 입국자 관리의 문제를 지적했다.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곳에서의 입국을 통제하거나 입국자 전원에 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자가격리 면제를 못 하게 하는 강화된 조치가 필요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지난 15일 전까지만 해도 내국인의 경우 시설 격리에 동의하면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국할 수 있었다. 이 외에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에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조치에서도 국내 식약처가 허가하지 않은 중국의 시노팜, 시노백 백신을 제외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를 일괄 3단계로 격상하는 등 방역 강화 조치를 꺼내 들었지만, 확산 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교수는 “이미 델타는 뚫렸기 때문에 결국 전체 감염 발생 숫자를 누르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격상을 하려면 2주 전에 수도권 4단계 올릴 때 같이 했었어야 하는데 항상 한발씩 시기가 늦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10시 이후 불법 영업을 단속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아예 새벽 통금을 만드는 등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재욱 교수는 “관광객이 가지 않는 농촌 지역은 1단계를 유지하는 대신 확산이 큰 대전, 대구, 부산 등의 대도시는 3단계가 아니라 4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며 “방역을 강화하면서 백신 접종을 빨리해 위중증을 낮추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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