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스님 영결식서 만난 尹과 秋…尹 “나눔의집 사태는 자유 말살”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7:04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왼쪽)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를 찾아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왼쪽)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를 찾아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추·윤 갈등'의 당사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26일 월주(月珠)스님 영결식에서 조우했다. 이들은 이날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영결식에 나란히 참석해 의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할 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

두 사람은 영결식 직후 각자 취재진과 만나 질의응답을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월주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계기인 ‘나눔의집 사태’ 관련 경기도의 조치를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해 ‘윤미향 사태’ 때 나눔의 집에 대한 제보와 시민단체 고발이 들어와서 경찰·검찰이 수사를 했는데, 특별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그 후에도 소위 친여(親與)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인격 학살적 공격을 해서 월주스님께서 크게 상심하셨고, 대상포진으로 이어져 결국 폐렴으로 입적하시게 됐단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대표이사였던 월주스님 등 이사진 5명에 대해 해임 명령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기도는 해임 명령 이유로 후원금 용도 외 사용, 보조금 목적 외 사용, 노인복지법 위반, 기부금품법 위반 등을 들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런 식으로 국가 질서가 이뤄져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겠나. 군사 독재시절 폭력으로 하는 것보다 어떻게 보면 더 정교하게 국민의 자유를 말살하고 있다”며 “공익 단체를 만들어 열과 성을 다해 일해온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인격 말살을 하며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 하는 것은 국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6일 전북 김제시 금산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월주(月珠)스님 영결식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추 전 장관은 최근 당내 경선에서 지역주의 등을 두고 공방이 과열된 것에 대해 “하찮은 먼지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주스님은 사회 개혁과 변혁 운동의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며 “영결식장에서 세속의 자잘하고 구태스러운 일에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향해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뜨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김두관 의원)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선 “정치가 정치다워야 하는데 진흙탕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검찰개혁 하나 제대로 못해서 70년 적폐가 과거를 향해 자꾸 발목을 잡고 끌고 가는 것”이라며 “집권당 대선 경선에서 그런 말 같지 않은 소리를 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여야가 합의한 것에 대해선 “법사위가 다른 상임위원회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후반기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 그 사이 국회법을 개정해 법사위 기능을 축소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과 추 전 장관이 같은 공간에서 조우한 것은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 1개월여 만이라고 한다. 두 사람은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 6가지 이유로 직무 배제하는 등 격한 갈등을 겪었다. 서로 대화를 나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윤 전 총장은 “오셨는지 몰랐는데, 헌화하고 나서 인사를 나눴다.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했고, 추 전 장관은 “영결식장이라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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