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숨진 20대 병사…'백신 부작용 심근염 사망' 첫 인정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6:51

업데이트 2021.07.26 22:00

지난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엿새만에 숨진 20대 육군 병사의 사인이 심근염으로 확인됐다. 심근염(심장의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병)은 화이자ㆍ모더나 등 mRNA백신의 부작용이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으로 심근염이 발생해 사망한 첫번째 사례다.

화이자 백신 접종 뒤 심근염 사망 발생 국내 첫 사례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준비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3일 예방접종피해조사반 23차 회의에서 사망ㆍ중증 사례 106건에 대해 추정사인ㆍ진단명에 대한 기저질환과 예방접종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신규로 사망 1건과 중증 2건을 백신과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나머지 103건은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이날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 가운데는 화이자 1차 접종 6일 후 심근염으로 사망한 20대가 포함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A씨는 서울에 있는 육군 모 부대 소속 20대 장병으로 평소 기저질환은 없었다. A씨는 지난 6월 7일 화이자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일 뒤인 6월 13일 오전 1시경 가슴통증 및 컨디션저하가 나타났다. 이후 이날 8시쯤 생활관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후 실시한 부검에서 심방과 심장전도계 주위에서 심근염 소견이 확인됐다.

A씨는 가슴 통증 등 심근염 의심 증상을 호소했지만 즉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근용 방대본 이상반응조사팀장은 “A씨는 사망 당일 1시경 가슴통증과 컨디션 저하를 동료병사에게 이야기한 정황이 있으나 당직자에게 전달을 하거나 진료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 권 팀장은 “그 이후에 8시경 생활관 침상 옆 바닥에서 동기에 의해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로 발견이 돼서 119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대응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전했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권 팀장은 “심근염을 사전에 발견하지는 사실상 못한 사례였다”라고 답했다. 그는 “보통 심근염은 수일 내에, 좌심실 부위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부검소견 상 이 사례는 심방 쪽에 주로 염증이 있었고,신경전달 경로를 염증이 침범함으로써 부정맥과 함께 급성 심장사했던 사례로 판단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A씨 사망 이전인 지난달 10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mRNA 백신 접종 뒤 젊은층에서 예상보다 높은 심근염 발생률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화이자 접종자에 심근염 의심 증상이나 대처법 등 주의사항을 안내하지 않을 때였다. 정부는 “해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였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지난달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심근염 관련 질문에 “국내에서 해당 백신을 접종한 젊은 연령대가 많지 않아 지속적인 이상반응 감시가 필요하다”며 “감시 초기 대응을 보완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mRNA 백신을 접종하고 이상 반응으로 심근염 ·심낭염이 보고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 중 화이자 2차 접종 이후 심낭염이 발생한 B씨 사례도 포함됐다.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심근염과 함께 mRNA백신 부작용으로 꼽힌다.
방대본에 따르면 B씨는 기저질환이 없던 20대 남성으로 6월 29일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했다. B씨는 11시간 뒤 가슴통증이 발생하자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심낭염 진단을 받았다. 그는 병원서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병원 의무기록과 심근ㆍ심낭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있는 심낭염 사례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또 아스트라제네카(AZ) 1차 접종 후 9일 후 혈소판감소성혈전증(TTS)이 발생한 70대 C씨 사례고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됐다. TTS는 주로 젊은 여성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내에선 이때문에 50대 이상에만 AZ를 접종하도록 했다. 그런데 고령층에서도 TTS가 발생한 것이다. C씨는 당뇨병을 앓는 70대 여성이다. 그는 6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했고, 6월 19일(접종 9일 후) 종아리 부종ㆍ통증이 발생했다. 6월 30일 하지의 심부정맥혈전증으로 진단받았고 이후 TTS 판정을 받았다. C씨는 병원 치료 뒤 회복 중이다. 혈액응고전문가 자문단은 해당 사례가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확정사례에 부합한다고 판정을 내렸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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