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1000원 차이에 99만9000원 불이익…지원금 4대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6:01

업데이트 2021.07.26 17:14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정부가 5차 재난지원금(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한다. 한 사람당 25만원씩, 가구 소득 하위 87.7%가 대상이다. 80%에 주냐, 전 국민에 주냐에 대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87.7%라는 모호한 기준선을 그었지만, 잡음은 더 커지고 있다.

①1인 가구 불리함은 여전

재난지원금 '커트라인' 기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재난지원금 '커트라인' 기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6일 정부는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료 ‘커트라인’을 발표했다. 6월분 건강보험료의 가구 합산액이 하위 80%인 경우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단 1인 가구라면 연 소득 5000만원 이하까지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맞벌이 가구의 경우 가구원이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계산하며 완화한 기준을 적용했다.

문제는 같은 소득을 올리더라도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재난지원금 혜택에서 불리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월 5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직장인 중 결혼하지 않은 채 혼자 사는 사람은 지원금을 못 받고, 결혼해 아이 없이 홑벌이하는 사람은 받는다. 같은 고소득 직장인이라도 혼인 여부에 따라 수혜 여부도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이날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1인 가구는 뭐든지 소외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결국 결혼 안 하고, 자식 없는 사람은 사회에서 돌보는 계층이 아니라는 말처럼 들린다. 심하게 말하면 ‘사회에 득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차별적 느낌을 받는다”는 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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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건보료의 사각지대

건보료를 중심으로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세워 현재의 소득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건보료 납부액을 근로소득에 따라 매기는데, 100인 이상 사업장은 전월 소득 자료에 기반해 산정하지만, 100인 미만 사업장은 지난해 소득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지역 가입자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부터 소득이 줄고 피해를 봤는데, 이번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외된 지역 가입자가 대상에 포함되려면 정부에 직접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③건보료 1000원에 재난지원금 왔다 갔다

소득 경계선에 따른 형평성 논란도 반복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재난지원금 선정 기준에 따르면 직장 가입자 기준 6월분 가구별 월 건보료 합산액이 ▶1인 가구 14만3900원 ▶2인 가구 19만1100원 ▶3인 가구 24만7000원 ▶4인 가구 30만8300원 ▶5인 가구 38만200원 ▶6인 가구 41만4300원(맞벌이는 가구원 수에 +1명) 이하면 지원금을 받는다.

만약 지난달 건보료 30만8000원을 낸 4인 가구라면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건보료 합산액이 30만9000원인 4인 가구는 받지 못한다. 소득 기준의 경계 선상에서 불과 몇백원의 소득 차이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해 지원금을 받는 가구보다 연간 소득이 적어지는 ‘소득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날 다른 커뮤니티에선 “오늘 사무실에 지난달 건보료 1000원, 2000원 차이로 못 받아 억울하다는 직원들이 속출했다. 고소득자가 많은 기업이긴 하지만, 25만원을 월세에 보태야 하는 사람도 많다”며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④자산가도 ‘고액’만 아니면 지원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매장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매장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고액자산가’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정한 고액자산가의 기준은 ▶가구 구성원이 시가 20~22억원(공시지가 15억원)을 초과하는 부동산 등 재산을 보유한 경우(지난해 재산세의 과세표준 합계액이 9억원 초과) ▶예금 등을 13억원(금리 연 1.5% 가정 시) 넘게 보유해 지난해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한 경우다.

소득은 높지만 재산이 적은 가구는 억울함을 토로한다. 집 없이 전·월세를 떠도는 대기업 직장인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물려받은 재산이 많고 당장의 소득이 적은 가구는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10억원대의 집을 갖고 수억원의 금융자산을 가져도 지원금을 받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이날 “소득 기준을 88%로 끊은 것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특성을 고려해 기준을 합리적으로 재조정한 것”이라며 “고액자산가 컷오프 기준도 현재 시가 20억원 정도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국민 통념상 고액자산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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