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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번 '먹는 코로나 알약' 개발전쟁…WSJ '게임체인저' 주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코로나19 치료제’ 경쟁에서도 알약 형태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WSJ "日 시오노기 임상시험 돌입" #바이러스 복제 억제 항바이러스제 #“알약 개발, 백신보다는 까다로워”

다국적 제약사 MSD(머크사)가 개발 중인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FP=연합뉴스]

다국적 제약사 MSD(머크사)가 개발 중인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제약회사 시오노기가 하루에 한 알씩 먹는 코로나19 알약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오노기 측은 이 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측정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이달부터 내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제약사는 일본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에 50~100명을 실험 참가자로 등록할 예정이며, 올해 말 위약(僞藥·플라세보)과 비교하기 위한 대규모 실험도 계획하고 있다.

이 약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서 자가 복제할 때 필요한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를 억제해 감염을 차단한다. 프로테아제 억제제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약에 대한 내성을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가 과제로 남아있다고 WSJ은 전했다.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목표는 독감 때 먹는 타미플루처럼 매우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알약”이라며 “이 치료제를 복용한 뒤 5일 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화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의 테시로기 이사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의 테시로기 이사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병원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리제네논의 항체치료제,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 등이 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의 경우 병원에서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보건기구(WHO)도 렘데시비르가 입원 환자들에게 “효과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며 사용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화이자 “올해 안에 시중 판매 목표”

이런 이유로 제약사들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집에서 쉽게 복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알약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형 제약사로는 화이자와 다국적제약사 MSD(미국 법인명 머크사)가 있다. 올해 안에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한 화이자는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항바이러스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앨버트 보울라 화이자 CEO는 “임상 시험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FDA의 승인을 얻는다면 올해 안에 미국에 보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렘데시비르'. [뉴스1]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렘데시비르'. [뉴스1]

머크사도 바이오벤처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임상시험 3상을 진행 중이다. 머크는 지난 4월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양 감소에도 효과가 있었으며 입원율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보건부는 FDA 승인을 전제로 머크사의 치료제 170만 정을 12억 달러(약 1조 3800억원)에 선구매를 체결한 상태다.

다만 치료제 개발은 백신보다 더 까다롭다는 장벽이 있다. WSJ는 “일반적으로 약물 실험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면서 “메스꺼움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부작용이라도 발견되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없는 약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제거된다고 해도 저산소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감소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코로나19 치료법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백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3일 이스라엘 오라메드 제약의 자회사인 오라백스 메디컬은 보건 당국에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1회 복용하는 방식으로 화이자나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보다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저항력이 훨씬 크다고 제약사 측은 밝혔다. 임상시험 승인까지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임상시험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의 코로나19 알약 백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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