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12시50분 창원교도소 도착
“제게 주어진 시련의 시간, 묵묵히 인내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포털사이트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26일 오후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남긴 말이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정오쯤 경남지사 관사를 나와 창원교도소에 12시 50분쯤 도착했다.
지난 21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그는 당초 지난 22일 수감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전 지사 측에서 도정 인수·인계와 건강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출석 연기를 신청, 결국 이날 수감됐다.
김 전 지사는 승용차를 타고 교도소 안으로 들어갔다가 잠시 뒤 나왔다. 평소보다 짧은 머리에 다소 핼쑥한 모습이었다. 그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이상 이제부터 져야 할 짐은 온전히 제가 감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 바뀔 수 없다는 점은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그렇게 외면당한 진실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그동안 험한 길 함께 걸어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함께 비를 맞아주신 그 마음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며 “앞으로 남은 가시밭길도 차근차근 잘 헤쳐 나가겠다”고 했다.
2023년 5월 출소할 듯
김 전 지사는 경남도민과 공직자들에게도 인사말을 남겼다. 김 전 지사는 “지난 3년 경남 도정을 지켜준 도민, 공직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완전히 새로운 경남, 더 큰 경남을 위해 시작한 일을 끝까지 함께 마무리하지 못해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없더라도 경남, 부·울·경,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이 잘 마무리되도록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지사는 교도소 외문 앞에서 형 집행 지휘를 맡은 창원지검 승합차를 타고 교도소 내문 쪽으로 이동했다. 김 전 지사는 1심 선고 이후 77일간 구속수감 기간을 제외하고 앞으로 1년 9개월여 동안 수감 생활을 한다. 형기를 다 채운다면 2023년 5월쯤 출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1시쯤 경남도청 공무원들에게 전하는 별도의 글도 남겼다. 김 전 지사는 이 글에서 “지난 3년, 여러분과 함께 정말 많은 일을 겪고 또 이루기도 했다. 함께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경남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이 여러분이 발로 뛰어주신 덕분에 그래도 대부분 첫발을 떼었고, 크고 작은 성과도 남길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부·울·경 메가시티,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 경남 KTX), 진해 신항, 가덕신공항, 달빛내륙철도, 광역철도망 등 자신이 추진해왔던 굵직굵직한 정책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날 창원교도소 주변에는 오전부터 김 전 지사의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모였다. 지지자들은 “김경수는 무죄다”고 외쳤고,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김경수 여론조작 실체는 이제 시작이다”고 맞서면서 양측이 충돌 직전까지 갔으나 다행히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