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키스, 쟁반 인터뷰…'뉴노멀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14:49

도쿄올림픽 대회 1호 금메달 양첸이 금메달을 마스크 앞에 갖다 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 대회 1호 금메달 양첸이 금메달을 마스크 앞에 갖다 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시상식. ‘대회 1호 금메달’ 주인공 양첸(21·중국)은 ‘셀프’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는 오성홍기가 새겨진 마스크 위에 금메달을 가져갔다. 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 대신 ‘마스크 키스’를 했다. 앞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어색하게 쟁반을 들고 서 있었다.

코로나19가 바꾼 시상식 풍경
경기장 취재 신청 거절도
믹스트존서도 기자와 거리두기

코로나19가 ‘뉴노멀 올림픽’ 풍경을 만들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도쿄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쟁반 위에 놓은 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야 한다. IOC는 ‘시상대에서 30초간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예외를 허용했다. 일부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마스크를 벗자, 잠깐이라도 카메라에 웃는 얼굴을 보여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팬데믹 시대에 열리고 있는 도쿄올림픽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다. 24일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 사대에서는 참가 선수 36명 중 2명만이 마스크를 쓴 채 총을 쐈다. 한국의 진종오와 김모세였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겼다. 다만 방송을 고려해 결선에서는 무조건 벗도록 했다.

사격에서 마스크를 쓰면 숨이 가쁘고 안경에 김이 서려 불편하다. 그러나 진종오는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선수촌에서도 룸메이트 김모세와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 국군체육부대 일병 김모세도 “올림픽 후 부대에 복귀해 전우들에게 전파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유메노시마 양궁장 믹스트존. 선수와 기자는 펜스를 가운데 두고 약 1m 떨어져 인터뷰한다. 양궁장에는 아예 선수용 마이크와 스피커가 설치됐다. 박린 기자

도쿄올림픽 유메노시마 양궁장 믹스트존. 선수와 기자는 펜스를 가운데 두고 약 1m 떨어져 인터뷰한다. 양궁장에는 아예 선수용 마이크와 스피커가 설치됐다. 박린 기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광경도 생소하다. 선수와 기자는 펜스를 가운데 두고 약 1m 떨어져 인터뷰한다. 녹음 버튼을 누른 기자들의 휴대폰을 대회 관계자가 쟁반에 모아 선수 앞 탁자에 둔다. 거리가 있어서 선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유메노시마 양궁장 믹스트존에는 아예 선수용 마이크와 스피커가 설치됐다.

코로나19 탓에 경기장에 취재진 수용을 제한하다 보니, 취재 신청을 해도 ‘거절(declined)’ 당하는 일도 종종 있다. 도쿄 현장 취재를 가고도 MPC(미디어프레스센터)에서 TV로 경기를 봐야 한다.

올림픽 사상 초유의 ‘코로나 부전승’도 나왔다. 체코 여자 비치발리볼 마르케타 슬루코바가 지난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팀 동료 바보라 헤르마노바 홀로 24일 일본팀과 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 IOC 규정에 따라 체코는 ‘실격’이 아닌 ‘미출전’으로 처리됐고, 일본이 2-0 부전승을 거뒀다.

미국 남자 비치발리볼 타일러 크랩은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이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하루 24시간 중 23시간을 호텔 방에서 지낸다. 하루 중 방에서 나갈 수 있는 건 식사하러 가는 한 시간뿐”이라고 말했다.

사격 진종오, 펜싱 오상욱 등 한국 금메달 후보들이 대회 초반 줄줄이 탈락했다. 코로나19 탓에 국제 대회를 제대로 못 치른 여파도 있다. 태권도 간판 이대훈은 25일 남자 68㎏급 16강전에서 연장 끝에 19-21로 충격 패를 당했다. 1라운드까지 10-3으로 앞섰던 이대훈은 경기 후 “경기를 많이 안 뛰다 보니 조급한 마음이 컸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