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홍수 피해로 25일까지 63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서 독일 기자가 현지 주민에 의해 취재를 저지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중국·정저우 먹칠…외신 취재받지 말라" #웨이보에 #유언비어 올리며 보이콧 독려
25일 ‘바네사옌우(vanessa言午)’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전날 정저우 역 앞에서 벌어진 현장 영상과 함께 댓글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외국 기자에게 ‘왜 촬영하려 하나, 경계선을 넘어서 왜 찍나, 촬영 허가를 받았나, 어느 매체 기자인가’라 물으며 ‘기자증을 내보이라’고 요구했다. 그가 중국어를 못 알아듣는 표정을 짓자 녹색 옷을 입은 여성이 영어 통역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영상 속 (중국) 남성은 ‘정부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촬영할 수 없다. 영상을 올려 중국을 먹칠하고 정저우를 먹칠하려 한다. 경찰을 불러 저들이 누구고, 촬영할 자격이 있는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외국 기자는 ‘만일 그런 의도가 아니라면 인터뷰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지만 아무도 인터뷰를 수락하지 않았다.”
이날 충돌은 영상 속 검은 티셔츠 차림의 또 다른 기자와 녹색 옷차림 여성의 중재로 해소됐다. 중국 현지 관찰자망은 영상 속 기자는 마티아스볼링거 독일 도이체벨레 베이징 특파원으로 22일 정저우로 내려가 현장을 취재 중이었으며 “허난의 수재로 중국을 먹칠한 기자”라고 주장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25일 현장에서 도이체벨레 기자를 구해준 기자는 엘리스 쑤(쑤이안·蘇奕安) LA타임스 베이징 지국장으로 대만 출신이라고 전했다.
취재가 막힌 볼링거 특파원은 트위터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BBC 상하이 특파원 로빈 브랜트(Robin Brant)로 종종 오해를 받는다면서 조직적으로 외신 취재를 방해하는 중국 웨이보 캡처 화면을 올렸다. 화면에는 “어떤 외국 매체가 정저우에서 취재하는지 모르지만, 카메라를 메고 경계선을 넘어 영어만 말한다.… 정저우 시민 친구에게 우정으로 상기시켜드립니다. 외신 취재를 받지 마세요. 이용당하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26일 오전까지 웨이보의 검색어 해시태그 ‘#bbc造謠(유언비어)#’는 1400여만 건의 클릭 수와 함께 외신 기자의 동선과 취재를 거부하고 신고할 것을 권하는 글이 보인다.
한 네티즌은 “허난 인민의 정치 각오가 높아 해외 언론 기자의 촬영 저지에 성공했다”는 ‘축하’의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