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격리에 면봉 200개, 커피믹스 50봉…"구호물품 70~80%는 폐기"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09:24

업데이트 2021.07.26 10:01

지난 17일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만들어지는 생활치료센터 내부에 입소자를 위한 비품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만들어지는 생활치료센터 내부에 입소자를 위한 비품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무증상 확진자의 편의를 위해 서울시가 제공하는 '구호박스' 물품의 상당수가 사용되지 않고 버려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존 구호박스 물품은 30여종으로 가루세제·청소도구·휴지통·슬리퍼·면봉·치약·커피믹스·휴지·생수·손톱깎이 등 위생용품과 생활용품이 담겨있었다.

생활치료센터 공무원 지적에
서울시, 지급품목·갯수 축소

26일 서울시 공무원 등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 근무자라고 밝힌 공무원 A씨는 시 내부 게시판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게 주는 구호박스 품목, 개선이 시급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씨는"입소자 퇴실 후 방을 치우다 보면 물품의 70~80%가 뜯지도 않은 상태에서 버려지고 있다"며 생활치료센터에서 필요 없는 물건이 지급되고, 필요한 물건이라도 과다하게 지급되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소하신 분들 중에 청소하는 분들은 거의 없어 청소 용품도 그냥 다 버려진다"고 했다. 또 면봉(200개)·위생장갑(50개)·커피믹스(50봉)·원두커피(10봉)·녹차(50티백) 등은 너무 많이 지급된다며 "뜯지도 않은 새 물건이라고 해도 오염된 것이라고 전체를 다 폐기하는데 생각할수록 너무 아깝다"고 덧붙였다. 입소자들은 생활치료센터를 퇴소할 때 '구호박스'의 물품은 가져갈 수 없다.

또 손톱깎이는 날이 들지 않고, 이불은 옷 등에 이염되는 등 물품의 질이 좋지 않다는 민원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글은 게시 닷새 만에조회 수가 3000건을 넘겼고, 동의한다는 의견이 50여개 이어졌다.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만들어지는 생활치료센터 내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만들어지는 생활치료센터 내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생활치료센터에서 지급할 집기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생활치료센터에서 지급할 집기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지원 물품 개선방안을 조사해 지난 23일 입소자부터 구호 물품을 변경해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급 품목이 32종에서 24종으로 줄었으며, 구호박스 1개당 가격도 10만6000원에서 7만7110원으로 낮아졌다.

사용률이 낮았던 건전지·가루세제·면도기 등은 기본 제공 품목에서 제외하고 입소자가 원할 경우 제공하는 것으로 바꿨으며, 과다 지급된다는 지적이 나왔던 면봉·치약·커피·휴지 등은 용량을 줄이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 근무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지속해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급 물품의 필요 품목과 수량을 파악해 예산절감 및 입소자 이용 편의 제공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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