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터잡자 김혜경도 호남행…李李전쟁, 아내의 대리전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05:00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ㆍ2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배우자들도 속속 선거 유세전에 나서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상호 비방전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배우자들은 자원봉사나 포럼 참석 등 비교적 차분한 내조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이재명 지사 이어 이낙연 전 대표 배우자들 선거 유세전

호남 공략 나선 김혜경…李 측 “앞으로 본격 순회 나선다”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는 24일부터 1박 2일간 호남을 찾았다. 김경수 경남지사 장인상 조문(14일)을 제외하면, 이 지사의 20대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행보다. 과거 김씨는 이 지사와 함께 예능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였지만, 2018년 지방선거 때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김씨”라는 공세로 곤욕을 치른 뒤 대외 행보를 자제해왔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오른쪽)씨가 24일 광주 서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아 이국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씨 옆에는민주당 윤영덕 의원(동구남구갑)의 부인 김현정씨. 사진=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오른쪽)씨가 24일 광주 서구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아 이국언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씨 옆에는민주당 윤영덕 의원(동구남구갑)의 부인 김현정씨. 사진=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그런 김씨가 첫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건, 민주당 경선에서 갖는 호남의 상징성 때문으로 보인다. 또 최근 호남 지지율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현직 도지사 신분으로 선거 운동에 제약을 받는 이 지사를 대신해, 김씨가 구원 투수 역할을 한다는 현실적인 측면도 있다. 이 지사는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선거운동이 제한돼 있다. 도정 업무도 해야 한다. (지역에선) 왜 이재명은 안 오냐는 항의가 엄청나다. 그래서 아내에게 대신 좀 가달라고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24일 첫 일정으로 광주 서구에 위치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사무실을 찾았다. 이곳에서 “광주의 정신이나 운동의 근원을 살필 수 있는 사람과 장소ㆍ현장을 둘러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천시민아파트, 광주 경선대책본부, 기본소득 국민운동 광주광산본부 출범식, 청정포럼, 희망사다리 모임을 찾았다. 25일엔 전남 나주로 이동해 ‘기본국가로청년포럼’ 나주본부를 찾았다.

24일 광주 광천시민아파트 앞에서 김혜경(왼쪽)씨와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가 대화하는 모습. 사진은 이재명 캠프의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주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24일 광주 광천시민아파트 앞에서 김혜경(왼쪽)씨와 『한국민중항쟁 답사기-광주전남 편』을 쓴 이혜영 작가가 대화하는 모습. 사진은 이재명 캠프의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주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 측 관계자는 “김씨는 주로 이 지사가 가기 힘든 곳을 찾으면서, 부부의 동선이 상호보완이 되게끔 할 예정”이라며 “호남을 시작으로 이제 김씨가 본격적으로 전국 순회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호남 터 잡은 김숙희…2017년 김정숙 벤치마킹?

김씨가 첫 공략 지점으로 잡은 호남엔 이 전 대표의 배우자 김숙희씨가 일찌감치 터를 잡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7주째 광주ㆍ전남을 돌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중 2~3일씩 호남에 상주하고, 주말엔 서울 자택에서 밀린 집안일을 하는 식이다.

이낙연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씨가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이낙연 전 대표의 부인 김숙희씨가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에서 자원 봉사를 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호남에서의 활동은 주로 장애인 시설, 양로원, 마을회관 등을 방문하며 자원봉사를 하거나, 새벽시장 상인에 커피 배달을 하는 등 민심 밀착형 활동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대선 당시 “호남의 맏며느리가 되겠다”며 광주에 상주한 것과 비슷한 유형이다. 김씨는 최근 호남 밖으로도 나섰다. 16일 대구를 찾아 동화사 방문, 여성 CEOㆍ민간어린이집 원장 등을 만나며 영남 지역 선거 지원을 했다.

이런 활동들은 ‘여니숙희’라는 동명의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매일 네티즌에 전달하고 있다. 이곳엔 김씨의 자원봉사 활동사진뿐 아니라, 이 전 대표와의 연애 스토리 등이 담긴 ‘숙희씨의 일기’ 등 다양한 글이 담겼다.

트위터 여니숙희. 트위터 캡처

트위터 여니숙희. 트위터 캡처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선거에 있어서, ‘엄근진’(엄중ㆍ근엄ㆍ진지) 이미지가 있는 이 전 대표가, 쾌활하고 붙임성 좋은 아내의 덕을 많이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 내에선 여성층과 호남에서 지지율이 많이 오른 건 김씨 덕분이란 농반진반 소리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른 4명의 후발 주자 배우자들은 조용한 ‘그림자 내조’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세 활동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대신, 후보자의 복장이나 식단 관리 등을 해주면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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