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리셋 코리아

비대면·원격·첨단 국방으로 미래전 대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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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창용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창용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대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성장의 한국,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 정교한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는 미국, 이에 맞서는 중국 등 국가 간 전략이 연합하고 충돌한다. 앞으로 5년 혹은 그 너머를 위해 우리는 어떤 국가 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국가 미래 전략과 안보 리스크 관리를 위해 3중의 아이언돔을 구축해야 한다.

지상군 중심에서 해양·우주 도약
해양·공중 전략자산 구축해야

첫째, 미국 쇠퇴, 중국 부상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론 착시를 극복해야 한다. 세계 경제 1위, 기축통화와 국제금융시스템 장악, 미국을 제외한 5대 군사 대국의 해·공군력을 합친 것보다 강한 화력을 가진 미국은 단일 패권국으로 기능한다. 중국 부상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중국 부상의 레토릭과 실체를 구분하지 못할 때 안미경중류의 이분법적 오류를 범하게 된다. 포린어페어스 최신호는 ‘중국은 계속 부상할 수 있는가’를 표제로 중국 공산당의 미래·경제·군사·개혁·대만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과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불가역에 이른 글로벌 체제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패권국으로 안착하고 경쟁할 수 있는가. 거칠게 작동하는 국내 정치체제와 일대일로식 패권 추구는 이미 정당성과 확장성을 상실했다고 포린어페어스는 진단한다.

둘째, 북한 위협을 어떻게 볼 것이며, 어떤 대북 전략이 필요한가. 극심한 경제난에도 김정은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통해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모습과 함께 북한 내부의 균열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퍼진 시장화는 반사회주의 일탈을 넘어 국가 부문의 조직적 부패와 국가 재정의 시장 의존을 심화시키고 있다. 북한 수준의 저소득 빈곤국이라 할지라도 특정 국가에 자국 경제의 90% 이상을 의존하는 국가는 없다. ‘그럭저럭 버티기’에 성공하더라도 사실상 경제 주권을 상실한 국가의 미래는 상상할 수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아래로부터 균열이 시작된 양극의 북한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각각의 대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셋째, 국방 개혁이다. 미래전 대비 전략적 국방, 각 군 협동성과 연합 전력을 제고하는 협업적 국방, 비대면·원격·첨단으로 무장한 혁신적 국방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52조8000억원에 달하는 국방 예산 중 무용지물에 가까운 386, 486 컴퓨터에 비유할 수 있는 구식 무기체계 유지를 위해 투입되는 매몰 비용을 정리하고, 병력 낭비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한 해 출생아가 30만 명이 안 되는 현실에서 지금의 병력 규모 유지는 불가능할뿐더러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 기존 지상군 중심 편제에서 해양·우주로 국방의 질적 도약을 서둘러야 한다. 지상에서 군사 위협 대처와 다목적 합동 전력 획득은 상충하는 목표가 아니다. 올 한해도 항모 구축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조선·철강·ICT·방산 연구·개발(R&D) 역량을 포괄하고, 동맹국과 해양·공중 기동작전에 필수적인 전략자산 구축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발상의 전환은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이 아니기에 불안과 저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해진 미래는 온다. 의지와 역량이 결합해 ‘기회의 창’을 살려야 한다.

트럼프를 경험한 미국과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경제는 역설적으로 더 높고 깊게 진화하고 있다. 지금은 지배적 패권주의에서 공존형 패권주의로 이행하는 역사적 전환기다. 안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해 국가 실패로 이어졌던 불행한 과거를 반복할 수는 없다. 대선 국면을 통해 국가 미래전략을 위한 진지한 성찰과 토론, 생산적 대안이 경쟁하는 새 정치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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