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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정밀 로봇과 노련한 의사 협업,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5000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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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3D CT와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마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와 만족도를 높인다. 김동하 객원기자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3D CT와 로봇 팔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마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와 만족도를 높인다. 김동하 객원기자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11만 건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이뤄진다. 망가진 연골·뼈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로 약물·주사·운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말기 퇴행성 관절염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을 선뜻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출혈·감염과 같은 수술 합병증과 재수술에 대한 걱정, 효과에 대한 의구심에 무릎 통증을 견디며 사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

힘찬병원 마코 로봇 수술 성과 #3차원 CT 영상 활용, 정확도 높아 #뼈·혈관·신경 등 조직 손상 최소화 #무릎 활동 범위, 일반 수술을 압도

 힘찬병원은 이런 환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목동·부평·강북·인천·부산·창원 등 6개 분원에 스트라이커의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스마트 로보틱스(마코 로봇)’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무릎·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로봇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장비로, 1년여 만에 누적 수술 건수 5000건을 넘어서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메카’로 도약했다. 이수찬(정형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는 물론 의사가 가족·지인에게 권할 정도로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며 “5000건 이상의 경험이 쌓이면서 인공관절을 더 오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 치료’의 토대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미 FDA 승인한 인공관절 수술 로봇

힘찬병원이 마코 로봇 수술에 주목하게 된 이유가 있다. 첫째, 정확도가 높다. 마코 로봇은 수술 전 촬영한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토대로 환자의 무릎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수술 계획을 수립한다. 뼈의 절삭량과 범위는 물론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위치·각도를 모두 계산해 의사의 감각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고관절과 무릎·발목을 잇는 축을 정확히 맞추는 동시에 주변의 인대·힘줄·근육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중이 쏠리지 않고, 적정한 무릎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며 “마코 로봇을 이용하면 사전에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한 값을 실제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한 번 더 체크해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둘째,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에는 다리의 축과 정렬을 맞추기 위해 ‘절삭 가이드’라는 도구를 쓴다. 허벅지 뼈에 30~50㎝ 정도 구멍을 낸 뒤 장비를 고정하는데, 마코 로봇은 무릎에 부착한 센서로 좌우 균형을 계산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뼈 손상과 이로 인한 출혈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또 수술 시 뼈를 깎는 로봇 팔은 미리 계획한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 기능’이 있어 주변의 혈관·신경·근육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

 셋째, 수술 결과가 좋다. 회복 속도는 물론 수술 후 다리 교정 효과와 무릎 활동 범위도 일반 수술을 압도한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나이·병기가 비슷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 1000명을 절반씩 나눠 수술 방식에 따른 예후를 비교한 결과, 휜 다리 교정 효과(7.4도 대 6.5도), 10일째 관절 가동 범위(120.4도 대 114.4도) 모두 마코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좋았다. 마코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퇴원이 하루 이상 빠르다는 연구(영국정형외과학회지, 2018)도 있다. 이 원장은 “로봇을 활용해 인공관절을 정확히 삽입하면 마모·통증 등으로 인한 재수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체력적인 부담이나 수혈에 따른 감염·합병증 위험이 적어 고령층·만성질환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다만 마코 로봇 수술은 첨단 기술이 집약된 만큼 일반 수술보다 비용이 비싸다.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을 많이 쓰는 육체 노동자·주부 등에 흔한데, 경제적인 문제로 수술을 주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힘찬병원이 마코 로봇 수술에 ‘맞춤 치료’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수천 건의 치료 경험을 토대로 로봇 수술의 장점이 뚜렷한 환자에게만 수술을 권하고, 이마저도 재료비(100만원가량)만 청구해 비용적인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예컨대 선천적으로 다리 정렬이 너무 어긋나거나 무릎 가동 범위가 60도 미만인 경우는 마코 로봇이 데이터를 수집·해석하기가 어렵다”며 “이때는 전문의의 협진으로 일반 인공관절 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우선 고민한다”고 말했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 줄이려 노력

힘찬병원은 수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연구에도 적극적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도로 표면의 상태나 교통 표지판의 위치를 정확히 반영할 수 없듯, 3D CT·센서를 활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도 뼈 표면의 굴곡과 인대·근육의 장력 등을 완벽히 반영하지는 못한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의사의 경험과 노하우다. 이 원장은 “똑같은 수학 문제도 고학년이 저학년보다 빠르고 정확히 푸는 것처럼 많은 환자를 돌본 의사일수록 마코 로봇이 ‘수치’로 알려주는 정보를 ㎜ 단위로 조정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힘찬병원은 정기적인 의료진 콘퍼런스와 관절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임상 연구로 ‘맞춤 치료’의 근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원장은 “단 한 번의 수술로 환자에게 평생 아프지 않고 튼튼한 무릎을 선물하는 것이 모든 의료진의 목표”라며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전국의 힘찬병원 분원에 마코 로봇을 추가 도입하는 한편, 부분 인공관절 수술에도 로봇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혈·통증 적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일주일 뒤 걸어서 퇴원 

3D CT 촬영 및 수술 계획 수립

 서씨는 병원 방문 당일 X선 촬영과 주치의의 상담을 진행했다. 애초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한 만큼 즉시 3차원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시행해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진단부터 치료 계획 설정, 실제 수술까지 한 명의 주치의가 책임진다는 말에 마음이 놓였다. 주치의는 마코 로봇과 함께 3D 영상을 토대로 절삭할 뼈의 범위와 삽입할 인공관절의 크기·위치·각도를 면밀히 파악했다. 서씨는 혈액·초음파 검사로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수술 전날 입원해  밤 12시부터 금식했다.

로봇 팔, 센서로 조직 최대한 보존

수술실에서는 먼저 서씨의 무릎과 마코 로봇을 센서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관절 간격과 다리 축·정렬 상태 등을 모니터에 띄웠다. 일반 수술과 달리 허벅지 뼈에 수술 도구를 삽입하지 않아 출혈이 거의 없었다. 주치의는 미리 정한 수술 계획과 서씨의 무릎 상태를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로봇 팔을 이용해 과일 껍질을 깎듯 뼈를 정교하게 절삭했다. 정해진 수술 범위를 넘어서면 로봇 팔이 자동으로 멈추는 ‘햅틱 기능’을 활용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했다. 수술에는 약 1시간이 걸렸고, 수혈은 하지 않았다.

단계별 맞춤 재활로  회복 앞당겨

서씨는 수술 후 2일째부터 피 주머니를 제거하고 보행기를 이용해 걷는 연습을 시작했다. 다음 날은 스스로 걸었고, 전문 치료사에게 물리·도수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해 활동량이 준 만큼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과 무릎관절의 유연성을 회복하는 스트레칭을 병행했다.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서씨는 수술 후 6일째 무릎 가동 범위가 120~130도로 회복됐고 X선 검사로 수술 경과를 확인한 뒤 일주일 만에 병원을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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