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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큰히 취한 이준석·尹…입당 묻자 "걱정마십쇼" 주먹 불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저녁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치맥(치킨, 맥주)’ 회동을 마친 뒤 “오늘을 네 글자로 ‘대동소이’라고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석 “대동소이”, 윤석열 “결정의 시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에서 '치맥회동'을 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저녁 6시쯤 서울 광진구 건국대 인근의 한 치킨집에서 만난 두 사람은 1시간 30분가량이 흐른 뒤 얼큰히 취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제가 오늘 좋은 분들을 만나다 보니까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술을 마신 것 같다”며 “앞으로 정권교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일에 저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6월 29일 국민께 정치를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고 한 달 가까이 지났다”며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의 시간도 다가오는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 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서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저를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렸고, 이에 이 대표도 흔쾌히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1시간 30분가량의 만남 동안 입당 관련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나눴다고 한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 당원과 지지자분들은 안심하셔도 좋겠다고 당 대표로서 말씀드린다”며 “다만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가 고민하고 있다. 오늘부터 저희가 고려해야 할 세 글자는 ‘시너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이 시기만 남은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그걸 가지고 너무 쪼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답변한 윤 전 총장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권교체 하겠습니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尹, 국민의힘 입당 긍정 검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윤 전 총장과 접촉한 복수의 정치권 인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 윤 전 총장과 만난 야권 인사는 “윤 전 총장에게 ‘지금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으면 역사에 죄를 짓게 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며 “이에 윤 전 총장이 ‘잘 안다.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시기적인 고려 또한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24일은 원래 윤 전 총장의 검찰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다.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인 변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도 최근 주변에 “이제 검찰 일은 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만일 8ㆍ15 사면을 받게 되면 야권에선 박 전 대통령의 옥살이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며 “만일 그럴 경우 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이 입당하는 게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르릉 이준석’ 책 들고 와 사인받은 尹

이날 윤 전 총장과 이 대표의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출간된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이준석이 나갑니다 따르르르릉-이준석 전후사의 인식』이란 책을 가지고 와 이 대표의 사인을 받았다. 이 대표는 ‘승리의 그 날까지’라고 적었다. 이 책은 36세에 ‘0선’ 당 대표가 된 이른바 ‘이준석 현상’을 공희준 작가와 우석훈ㆍ이한상 교수 등 12명 논객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나이만 먹었지, 정치는 우리 이 대표님이 선배기 때문에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두 사람이 회동을 마친 뒤 곧바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강 변에서 ‘3자 회동’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가 방역수칙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자 취소했다. 두 사람이 만난 건국대 인근은 오 시장의 옛 지역구에 포함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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