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신장 171㎝, 남자 못잖은 파워… '쏘는 언니'들이 해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6:58

업데이트 2021.07.25 17:12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는 여자 양궁 대표팀. 장민희(왼쪽부터), 류수정 여자팀 감독, 강채영, 안산. 도쿄=장진영 기자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는 여자 양궁 대표팀. 장민희(왼쪽부터), 류수정 여자팀 감독, 강채영, 안산. 도쿄=장진영 기자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9연패를 달성했다.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 안산(20·광주여대)은 눈물 대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은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포인트 5-1로 물리쳤다. 러시아는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또다시 한국에 패해 2회 연속 은메달에 머물렀다. 한국은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9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세 선수는 모두 키가 큰 편이다. 장민희가 1m75㎝, 안산이 1m72㎝, 강채영이 1m68㎝다. 체격이 크다 보니 파워도 뒤지지 않는다.

활은 시위를 28인치(71.12㎝) 당길 때의 장력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여자 선수들은 보통 40파운드, 남자 선수들은 44파운드 활을 쓴다. 40파운드라는 건, 28인치만큼 당기기 위해 40파운드(19.96㎏)의 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안산은 42파운드, 강채영은 44~46파운드, 장민희 48파운드 활을 쓴다. 힘있게 화살이 날아가기 때문에 바람에 받는 영향이 그만큼 적다. 강채영은 "힘 있는 슈팅이 강점이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늘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올림픽이 처음이다. 강채영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단체전)을 따낸 적이 있지만, 최고의 무대에 선 적은 없다. 평균 연령도 22.3세로 어렸다.

또래 선수들끼리 모이다 보니 팀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장혜진 해설위원은 "경험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세 선수 모두 국제대회 경력은 풍부하다. 게다가 나이가 비슷하다보니 선수들끼리 단합은 더 잘 됐다"고 전했다.

대표팀 맏언니인 세계랭킹 1위 강채영은 2016 리우올림픽의 아픔을 씻어냈다. 강채영은 당시 올림픽 선발전에서 마지막날까지 3위를 달리다 4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번 선발전을 당당히 1위로 통과했다. 강채영은 8강과 준결승 내내 고비 때마다 10점을 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장민희는 마지막 순번을 맡았다. 마지막 사수는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어 부담이 크다. 하지만 도쿄로 가기 전 가장 페이스가 좋은 선수가 장민희였다. 대표팀에서 치른 시뮬레이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전초전으로 치른 아시아컵에서도 우승했다. 결국 올림픽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갔다.

막내 안산은 24일 열린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17·경북일고)과 함께 우승한 데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안산은 이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개인전에서 우승한다면 올림픽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이 된다. 물론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언니들이다.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은 3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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