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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1주일전 "모더나→화이자" 3일전 "3주→4주"…50대 뿔났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6:52

업데이트 2021.07.25 17:45

5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 종류와 주기 등이 줄줄이 달라지면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50대 코로나 백신 접종 앞두고 혼란
백신 종류도, 주기도 줄줄이 조정

2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부터 전국 위탁의료기관 1만3000곳에서 55~59세 304만3805명의 1차 접종이 시작된다. 그런데 접종을 사흘 앞둔 지난 23일 당국은 50대 중 화이자를 맞게 될 이들의 1, 2차 접종 주기를 3주가 아닌 4주로 한시적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백신 공급상황, 의료기관별 접종 역량, 피접종자의 개인 상황 등에 따라 필요한 경우 최대 6주 이내에 접종을 완료하도록 허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 19일 당국은 모더나 수급 문제로 수도권 지역 50대에는 모더나가 아닌 화이자를 접종한다고 알렸는데 화이자 주기가 변경된 것도 이것과 무관치 않다.

권 부본부장은 “모더나 백신 간격인 4주 후로 2차 접종일이 잡혀 있는데 화이자 백신이 추가되어 3주 후로 일괄 변경되면 의료기관 전체 예약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50대는 전부 모더나를 맞을 거로 예상해 2차 접종을 4주 간격으로 잡아놨는데, 갑자기 화이자를 같이 놓게 됐고 예약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하지만 혼란이 따를 것이 예상돼 주기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모더나의 불안정한 수급 탓에 접종 일주일 앞두고 백신 종류가, 사흘 앞두고 접종 주기가 달라진 것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이 놓여 있다. 뉴시스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코로나19 모더나 백신이 놓여 있다. 뉴시스

하반기부터 백신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접종 임박해서까지 수급 차질로 계획이 조정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아무래도 모더나가 없었던 것 같다” “백신 종류도, 2차 접종 기간도 엿장수 마음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화이자 약 유통기한이 임박해서 그걸 먼저 소진해야 한다더라”라거나 “수급 상황에 따라 백신 종류가 달라지니 2차 때는 또 다른 백신을 맞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불신도 퍼진다.

의료현장에도 여진이 이어진다. 한 개원의는 “주기를 늘려도 항체 효과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국이니 개원가에선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백신만 충분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 접종자들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은 이미 화이자가 왔는데 예약시스템상에는 여전히 백신 종류가 모더나로 돼 있어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묻는 곳들도 있다”며 “최소한 1, 2주 정도의 계획이라도 알아야 하는데 불쑥불쑥 임박해서 알려주니 현장에선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50대 예방접종 사전예약 오류 개선 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50대 예방접종 사전예약 오류 개선 등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수급 때문에 계획이 조정된 건 이뿐 아니다. 당국은 지난 6월 아스트라제네카(AZ) 2차 물량이 불안정하자, 의료종사자 등 76만명에 한시적으로 교차접종을 시행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교차접종에 신중한 입장이던 당국이 방향을 튼 건 코백스 AZ 백신 도입이 6월 말이 아닌 7월 이후로 밀리면서다. 상반기 우선 접종 대상이었던 60~74세 고령층 가운데 예약을 늦게 잡은 19만7000여명도 수급 문제로 접종이 연기된 바 있다. 정부는 이럴 때마다 “백신은 부족하지 않다. 공급 총량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지만, 전문가들은 당국 소통에 문제를 제기한다.

5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대상자들이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광주 북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은 대상자들이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대기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이 올해 말까지, 내년까지 부족하지 않다는 건 말장난일 뿐이다. 필요한 지금 당장 없는 건데 정부가 좀 더 솔직하게 현 상황을 얘기하고 양해를 구하는 게 맞다”며 “1주일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계획 탓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미국 등에서 부스터 접종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국내 수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정부가 장기적인 백신 공급 문제를 공개하고 국민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 방역정책도, 백신 정책도 자꾸 왔다 갔다 하면 불신이 생기고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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