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전문가를 층간소음 사건에 투입…‘회복적 경찰활동’ 만족도 90%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6:06

업데이트 2021.07.25 16:16

인천경찰청. 연합뉴스

인천경찰청. 연합뉴스

인천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A씨는 지난 3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위층에 사는 주민 B씨의 신고 때문이었다.
위에서 들리는 쿵쾅거리는 소음이 아이들이 뛰는 소리라고 생각한 A씨는 B씨에게 항의했다. 그런데도 소리가 계속 들리자 “한 번만 더 아이들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흉기를 들고 올라가겠다”고 협박했다.

하지만, B씨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 역시 쿵쾅거리는 층간소음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A씨가 잇달아 항의하고 협박하자 B씨는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공포에 떨었다. 이로 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자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B씨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경찰은 두 사람에게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회복적 경찰활동’을 권했다. 대화를 통해 B씨가 층간소음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며 자신의 협박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A씨의 진심 어린 사과에 B씨도 경찰에 ‘A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인천경찰, 회복적 경찰 활동 전 경찰서로 확대

인천경찰청은 이달부터 '회복적 경찰활동'을 모든 경찰서로 확대해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사건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9년 계양경찰서를 시작으로 운영했는데 대화를 통해 갈등 원인을 빠르게 해소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회복적 경찰활동 대상 사건 138건을 발굴해 124건을 조정했다. 이 중 104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해 사건 접수 전 종결(24건)되거나 불입건(10건), 불송치(17건) 등으로 종결됐다.

회복적 경찰활동 참여자 90% 이상이 '만족' 

회복적 경찰활동 대상 사건은 경미한 폭행·협박 사건을 비롯한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층간소음, 보복운전 등 다양하다. 경찰관이 양측의 대화를 들어보고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의견을 물어 대화의 장소를 마련한다. 현장에는 상담가 등 대화 전문가를 동석시켜 대화를 이끌도록 한다.

최근 회복적 경찰활동 참여자 등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피해자는 90%, 가해자는 9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천경찰청은 회복적 경찰활동 확대 시행을 위해 대화 전문가 6명을 추가 위촉했다. 인천지역 대화 전문가는 총 30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회복적 경찰활동이 가·피해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연계로 신속한 피해복구와 갈등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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