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찾은 홍라희, '인왕제색도' 앞에서 긴 침묵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3:42

업데이트 2021.07.25 14:17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감상하고 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을 감상하고 있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고인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했다.

22~23일 국립중앙박물관 등 찾아 일반관람
첫 수집 작품인 ‘인왕제색도’ 보며 추억 회상
“전시 보며 코로나19 답답한 마음 달랬으면”

25일 재계와 미술계에 따르면 홍라희 전 관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23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을 관람했다. 두 사람은 앞서 22일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녀갔다. 이 회장 유족들이 유산 기증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1일 이 회장의 소장품 전시를 시작했다. 두 기관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의 뜻으로 전시회 시작 전날인 지난 20일 유족들에게 특별관람 기회를 제공했지만, 홍 전 관장 등은 이를 사양하고 일반 관람일에 전시 현장을 찾았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홍 전 관장이 전시관 벽에 적힌 이 회장의 이름을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며 감회에 젖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과 처음 같이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인왕제색도’(국보) 앞에 서서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고 한다.

홍 전 관장은 관람을 마친 뒤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며 “많은 국민이 이 작품들을 보시면서 코로나19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보 제 216호 인왕제색도. 김정연 기자

국보 제 216호 인왕제색도. 김정연 기자

이 회장의 유족들은 지난 4월 그가 생전에 소장했던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국보 14점과 보물 46점을 포함해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조건 없이 기증했다. 평소 “문화자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한 이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유족들은 당시 “생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 환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가에 기증된 미술품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지정문화재와 이중섭의 ‘황소’,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근현대 작품 1만1000여 건, 2만3000여 점이다. 문화계에선 미술품의 감정 평가액이 3조원대, 시가로는 10조원대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서 인왕제색도, 고려 불화 등 시대별 대표 문화재 77점을 공개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 명작’을 열어 이 회장 유족이 기증한 근현대 미술 작품 중 58점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 특별 전시회는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를 참관했다.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 회장,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 관장 왼쪽 뒤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보인다. [중앙포토]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2’를 참관했다. 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 회장, 홍라희 전 리움 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 관장 왼쪽 뒤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보인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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