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019년 말까지만 운영 합의했는데"…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난항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3:40

업데이트 2021.07.25 14:52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해 사진과 물품 정리에 나서겠다고 통보한 가운데 기억공간으로 들어가려는 서울시 관계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세월호 유가족 등이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위해 사진과 물품 정리에 나서겠다고 통보한 가운데 기억공간으로 들어가려는 서울시 관계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세월호 유가족 등이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하려 하자 유가족이 계속 반발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위해 서울시는 예정대로 26일에 철거할 계획이지만, 유족 측은 대체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 23일부터 매일 방문…유족 반대에 무산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철거 작업을 위해 23일부터 날마다 세월호 기억공간 현장을 찾고 있다. 기억공간 내부에 있는 사진이나 물품 등을 먼저 정리해서 당일 철거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유족이 막아서면서 23일에는 1시간 20분 만에 성과 없이 철수했다. 다음날도 두 차례 방문했지만 마찬가지였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뉴스1

서울 광화문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뉴스1

세월호 기억공간은 2019년 4월12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조성한 추모 공간이다. 5년간 자리를 지키던 천막 14동을 철거하고, 절반 규모(면적 79.98㎡)의 목조건물로 조성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과 관련, 유가족과 이 공간을 2019년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가 한차례 연기해 지난해 말로 철거를 미뤘다.

서울시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철거 시점을 더는 미루기 어렵다고 한다. 유족 측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유족 측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정치가 아닌 행정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족과 마찰을 빚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매일 현장을 방문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대체 공간 마련하라" vs "표지석·기념 식수로" 

유족 측은 대체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현재의 자리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용지를 마련해 기억공간을 설치·운영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무기한 농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기억공간 철거 중단을 위해 전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억공간의 사진과 물품은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하고 2024년 5월 경기도 안산시 화랑공원에 완공되는 추모시설에 이전하자는 방안을 내놨다. 여기에 기억공간 철거를 대신해 광화문광장에 기념 식수나 표지석 등으로 기념하자고 유가족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전 시장 재임 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구조물이 없는 보행광장으로 조성한다는 방안이 확정됐다"면서 "기억공간은 철거하지만, 보행광장 성격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바닥에 표지석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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