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막아라 …"에어컨은 홀짝제로, 세탁기는 오전에 사용"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13:18

업데이트 2021.07.25 13:28

25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정전 사태 방지를 위한 에어컨 홀·짝제 운동 공고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1]

25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정전 사태 방지를 위한 에어컨 홀·짝제 운동 공고문이 부착돼 있다. [뉴스1]

“홀수 층은 홀수 시간에, 짝수 층은 짝수 시간에 사용”

잇따른 노후 아파트 정전 사태
아파트 차원에서 대책 마련

최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게시판에 ‘에어컨 홀짝제 운동 실시’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에어컨은 1대만 사용하고, 세탁기는 오전에 가동해달라'는 부탁도 담겼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전력사용량이 급증하자 정전에 대비해 아파트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이 아파트는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준공된 지 30년이 넘었다. 최악의 폭염이 닥쳤던 2018년 여름에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정전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올여름에는 선제적으로 절전 캠페인을 실시하게 됐다는 게 관리사무소 측의 설명이다.

25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이처럼 ‘정전과의 전쟁’을 벌이는 노후 아파트가 적지 않다. 1978년 준공된 서울의 한 아파트도 최근 ‘절전 안내문’을 공지했다. 이 아파트는 “여름철을 맞아 에어컨 사용이 급격히 증가해 정전사태가 심각히 우려된다”며 “전기사용량이 변압기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과다사용이 감지되면 정전사태 방지를 위해 강제로라도 동별로 단전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지어진 지 35년이 넘은 강남의 또 다른 아파트도 “단지 내 정전사고 방지를 위해 에어컨은 26∼28도로 설정해달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실제 최근 노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23일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18개 동 가운데 8개 동, 약 800세대의 전기 공급이 1시간20분 동안 끊겼다.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단지 1개 동은 22일 오후 9시부터 이튿날 23일 오전까지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 수원의 한 아파트 580여 세대도 찜통더위 속에 이틀 밤 연속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전에 따르면 노후 아파트의 여름철 정전 사고는 노후 변압기와 차단기 고장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노후화된 설비가 전력 사용량 급증에 따른 전력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정선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노후화된 전기설비 고장이 정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정전을 예방하려면 아파트 차원에서 차단기를 점검하거나 사용량에 맞게 교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노후 전기설비 교체가 쉽지 않다. 설비를 교체하려면 아파트 입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용이 수천만원 들다 보니 주민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이에 한전은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아파트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사업’을 실시했다.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을 신청한 200곳의 아파트 단지에 변압기ㆍ저압 차단기 자재 가격의 최대 80%를 지원했다. 한편 한전은 올여름 냉방수요가 2018년 대비 0.3∼3.8GW 증가할 것으로 보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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