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전용

[팩플] "우린 혁명 중" 5년 만에 기업가치 40배 키운 야놀자

중앙일보

입력 2021.07.25 08:00

업데이트 2021.09.01 18:48

야놀자 김종윤 대표가 22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야놀자 김종윤 대표가 22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5년만에 최소 40배. 여행 플랫폼 야놀자의 기업가치 변화다. 2015년만 해도 2000억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2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몸값이 8조~9조원으로 뛰었다. 도대체 지난 5년여간 야놀자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팩플인터뷰 김종윤 야놀자부문 대표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김종윤(43) 대표를 만났다. 그는 “우린 글로벌 여행 시장에서 혁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업자인 이수진 총괄대표 산하 여러 사업부문 중 야놀자(앱) 부문과 자회사인 야놀자 클라우드 대표를 맡고 있다. 3M, 구글 등을 거친 김 대표는 2015년 야놀자에 합류해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다.

왜 혁명인가.
여행산업은 변화가 굉장히 더뎠다. 이커머스·모빌리티 등 다른 영역은 확 변했지만, 여행은 그렇지 못했다. 강으로 치자면 상류와 하류가 하나만 있는 일직선 구조. 그런데 지금은 지천이 여기저기 뻗어 나가 상·하류가 폭발하는 상황이다. 일직선 모양의 강이 통할 리 있겠나. 우린 인공지능(AI)과 데이터로 여러 개의 지천을 모두 담을 그릇을 만들고 있다. 혁명이란 단어는 기존 방식이 비가역적으로 바뀔 때 쓰지 않나. 1~4차 산업혁명이 그랬듯 우리도 그런 변화를 만들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현재의 야놀자를 만든 건 개인화, 자동화 크게 2가지다. 우리는 개인정보가 필요 없는 ‘개인화’를 추구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취향이 뭔지는 중요치 않다. 대신 실시간으로 쌓이는 빅데이터에서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방식을 택했다. 예컨대 부산 숙소를 예약하면 부산에 그 시점 가장 효율적으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식당, 레저시설을 추천하는 식이다. 여행은 매년 트렌드가 바뀐다. 굳이 여자친구랑 놀러 가는지 가족이랑 놀러 가는지 따지지 않아도 지금 가장 인기 있는 곳을 추천해 주면 만족도가 높다. 이 방식으로 우리 앱 거래액은 최근 3년간 50% 늘었다.  
자동화는?
OTA로 부르는 일반 여행앱과 달린 우린 공급자(숙박 업체)가 뭘 안해도 된다. 예를 들어 호텔 객실 30개 중 20개가 남아있다고 치자.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용하면 아무 것도 안하고도 여러 앱에서 방 20개를 다 팔 수 있다. 어느 사이트에 올려놔도 재고관리가 통합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앱에 올렸더니, 방 1개는 팔리고 나머지는 안 팔렸다면 이걸 다시 일일이 그 숙박시설 직원이 재분배하는 관리를 해야 한다. 우리 앱에 들어온 공급자가 100만 곳 이상이다. 한 곳당 거래액이 최근 3년간 2.5배 늘었다.
야놀자는 기술기업으로 비즈니스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사진 야놀자]

야놀자는 기술기업으로 비즈니스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사진 야놀자]

다른 경쟁 앱은 이걸 못하나.
보통 여행 앱은 오프라인 숙박업체의 20~30% 정도를 입점시킨다. 객실이 수백개 있거나 규모가 큰 곳이다. 하지만 우리 방식을 쓰면 편해서 80%까지 들어올 수 있다고 우린 본다. 전화기 한번 안 만들어본 애플이 스마트폰 혁명을 이루지 않았나. 다른 여행 앱이 달리기 선수로 0.01초 차이 기록 경쟁을 할때 우린 옆에서 자동차를 만들었다.  
미래의 야놀자는?
AI와 빅데이터 기반 클라우드로 시장을 바꿀 것이다. 여행산업은 굉장히 낭비가 많다.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아서다. 예컨대 호텔에서 침대는 일정 주기가 되면 교체한다. 그런데 침대에 센서를 넣어두면 얼마나 썼는지 알 수 있다. 그러면 중고시장에 팔수도 있고 쓸데없이 두 번 청소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비품도 마찬가지다. 안 줘도 되는 걸 주거나 쓰지도 않은 걸 버리게 되는 걸 막는다. 내부 연구에 의하면 클라우드 호텔을 세우면 1년에 1만㎏ 이상 이산화탄소, 100㎏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 즉 데이터와 AI로 숙박업체와 이용자, 사회에 모두 혜택을 줄 수 있다. ESG(환경보호·사회공헌·지배구조)에서 '좌초자산'이란 용어가 자주 나오는데, 만약 10년 뒤 여행업이 환경문제 등으로 문제가 되면 지금까지 투자한 건 다 못 쓰는 좌초자산이 된다. 클라우드는 이걸 막는 해법이 될 수 있다.
야놀자 김종윤 대표가 22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210722

야놀자 김종윤 대표가 22일 서울 대치동 야놀자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210722

지난달 야놀자는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야놀자 클라우드'를 공식출범시켰다. 클라우드 기반 기술을 다른 기업에 본격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다. 현재 전 세계 170여 개국 3만여 개 회사가 이용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아마존과 유사한 모델인가.
그렇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많이 쓴다. 하지만 한국엔 아마존이 없지 않나.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는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다. 하지만 쇼핑몰 만들며 쌓은 클라우드 기술을 집약해 제공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전 세계에서 쓴다. 기업 간 거래(B2B)는 글로벌 친화적이라서다. 우리도 그렇다. 야놀자가 슈퍼앱으로 한국시장의 B2C를 이끈다면 야놀자 클라우드는 글로벌을 겨냥한다. 130개 넘는 온라인 여행사가 우리 솔루션을 사용한다. 편해서다.
비전펀드로부턴 어떻게 투자받았나.
갑자기 투자를 받은 게 아니다. 말하자면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사이인데 이제 결혼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우린 2015년부터 계속 관계를 이어왔다. 그때부터 우린 AI와 빅데이터 기반 개인화, 자동화를 얘기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 의견을 우린 사업에 차곡차곡 반영했고 현실로 만들어갔다. 가능은 해도 정말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여행 분야 여러 문제점을 우리가 해결해 나가는 걸 보고 비전펀드에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줬다. 
야놀자 누적 투자 유치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야놀자 누적 투자 유치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투자받은 2조는 어디에 사용하나.
글로벌, 테크, 인재다. 야놀자 클라우드를 이미 170개국에서 쓰지만, 더 확장할 계획이다. 기술은 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 기술을 고도화시킬 것이다. 세 번째는 국내외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데 쓰겠다. 올해만 연구개발 인재 300명 이상을 국내에서 더 뽑고 있다. 야놀자는 하루하루가 다른 회사다. 비전펀드 투자로 오늘의 야놀자가 어느 정도 검증받은 만큼, 많은 인재를 채용해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고 싶다.

관련기사

요즘 뜨는 기업 궁금하세요?
ㅤ

팩플은 중앙일보의 테크·비즈니스 뉴스 브랜드입니다. 팩플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네카라쿠배, GAFA, 유니콘 등 잘나가는 기업들의 최신 이슈를 심층 분석해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IT업계 리더들의 성장 비결과 비전을 담은 인터뷰와 칼럼도 받아보실 수 있어요. 화·목·금 주3회, 팩플과 함께 혁신기업의 미래를 검증해보세요. (※팩플레터 홈페이지 상단 구독버튼을 누르시면 중앙일보 회원가입 및 구독신청이 완료됩니다)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