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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MZ직장인은 왜 툭하면 번아웃 걸릴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03)

여러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일수록 높은 급여보다는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 기회를 제공하는 직장을 선호한다고 한다. 즉 금전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이에 더해 목적이 이끄는 삶을 더 추구한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상승한 자산가치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높은 물가를 감당해야 할지도 몰라 이와 같은 트랜드가 얼마나 지속할지 알 수 없으나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인재유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는 중요한 인싸이트를 줄 수 있을 것이기에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MZ세대는 요즘같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손쉬워진 세상에서 자기 과시를 채우려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 [사진 pxhere]

MZ세대는 요즘같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손쉬워진 세상에서 자기 과시를 채우려는 욕구가 더 커질 수 있다. [사진 pxhere]

일반적으로 목적을 이야기할 때는 타인에 대한 고려보다는 개인적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 더 크다. 특히나 요즘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드러내고 타인의 삶과 비교하는 것이 손쉬워진 세상에서는 자기 과시를 위한 욕구가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욕구 이상의 목적의식을 갖고 있는 인재를 발굴해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MZ세대가 추구하는 목적이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먼저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MZ세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기술의 진보가 이룬 초연결시대로 인해 이전 세대보다 주변 동료들과 자신을 비교할 기회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일상적 직업 생활과 관련된 각종 경험과 정보를 노출하고 공유하며 이를 소비하는 타인에게 도움이 되게 함으로써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구가 많아졌다. 이런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MZ세대에게는 개인적 성장과 함께 직업적 발전을 중요시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조직 내 승진이나 연봉 인상과 같은 단편적 성장 이상의 다양한 개인적 성장과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목적은 개인적 성장을 통한 자아성취와는 상관없이, 남에게 보여주고 관심을 끌기 위한 성장이라는 목적의식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과시 지향적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목적과 24시간 전 세계 어디에나 자신의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만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본인 삶의 가치와 맞지 않는 무리한 목적을 추구하게 되어 ‘번아웃’에 빠질 수 있다.

번아웃은 개인 삶의 철학 및 지향점과 일치하는 목적을 전략적으로 추구하지 않고,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우선시한 채 쉼 없이 무엇인가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맹목적 성장을 추구할 때 일어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번아웃은 원래 MZ세대가 추구하는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을 갖추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특히 번아웃은 거절감으로 연결돼 자기 학대 또는 타인 학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MZ세대를 포함한 스타트업 구성원에게 과시가 아닌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스타트업 경영자로서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강의와 강연을 들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에 더해 스타트업 각 구성원이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은 전문 분야를 거리낌 없이 밝히고, 일상 업무를 통해 추구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이를 경영진이 충분히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방해야 한다. 회사의 성장뿐 아니라 개인의 성장도 매우 중요시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스타트업이 좋은 인재를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데 중요하다.

다음으로 MZ세대가 추구하는 목적은 본인이 속한 조직의 동료의식과 관련된 팀 목적이다. 팀 목적을 설정하기 위해 먼저 동료 모두가 충분히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잘 설정된 공동의 목표는 동료의식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원격근무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협업해야 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하는 초연결사회에서 동일한 공간에서 형성되는 동료의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팀 구성원 모두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는 공동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팀이 설정한 목표와 구성원의 행동이 지속해서 일치되게 하기 위해 이 목표가 설정된 이유를 팀 리더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수시로 분명하고 공개적으로 공유하면 좋다. 한가지 더 필요한 것은 팀 구성원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역할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이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 즉각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자기 이익을 뛰어넘는 상위 개념의 목적, 즉 사회를 향해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이 있다. 훌륭한 인재일수록 목적지향성이 강하다. [사진 pxhere]

회사 내에서 자기 이익을 뛰어넘는 상위 개념의 목적, 즉 사회를 향해 가치를 창출하고 싶어하는 직장인이 있다. 훌륭한 인재일수록 목적지향성이 강하다. [사진 pxhere]

마지막으로 자기 이익을 뛰어넘는 상위 개념의 목적, 즉 사회를 향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이다. 이 대목에서 많은 분이 반대하거나, 거부감,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MZ세대는 처음 만났거나 피상적 관계의 대상에게는 이 목적을 철저하게 감추지만, 상대와 신념과 철학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진지한 태도로 상위 개념의 목적 추구에 기대 이상으로 진지하게 임한다.

MZ세대는 과거 유례없는 쌍방향 정보의 바닷속에서 자라난 세대이며 앞으로 이보다 더한 정보의 바닷속에서 자란 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것이다. MZ세대는 다양한 세계관을 흡수하고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미국 등의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MZ세대의 목적 지향적 기업 또는 소명 지향적 기업에 대한 취업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MZ세대 10명 중 9명이 수입이 줄더라도 보다 나은 사회로 개선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런 상위 개념의 목적을 채워주기 위해 회사의 목적과 비전이 박애주의 정신으로 가득할 필요는 없다. 보상과 인정 시스템을 요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ESG에 맞게 설정하면 된다. 기존 한국기업의 ESG 전략은 보여주기식 광고 문구처럼 되어버린 경우가 많다. 기부대상을 선정해 동참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방법도 있다. 작지만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이루게 함으로써 스타트업 임직원이 상위 개념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회사는 자선단체가 봉사단체가 아닌데도 왜 구성원 개인의 목적 달성을 도와야 할까? 훌륭한 인재일수록 목적 지향성이 강하다. 목적 지향성이 가득한 인재의 영입은 기업의 미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다. 그런 인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조직을 만드는 것은 창업가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의무다. 그리고 이들의 지향점이 잠재적 고객의 지향점과 일치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시장검증과 고객 개발을 위한 역량을 내재화하기에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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