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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드라큘라' MBC 중계 대참사···13년전에도 그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과정에서 각국 선수단 소개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MBC는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을 중계했다. 그러나 당시 입장하는 국가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참가국 소개 자료에 쓰인 사진과 자막이 문제가 됐다.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 소개 사진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했다. 1986년 구소련 시절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는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인 7단계로 분류되며 비극적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MBC가 비트코인 이미지를 사용한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으나,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이외에도 아이티를 소개할 때는 현지 폭동 사진을 띄우며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마셜제도에 대해서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 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루마니아 선수단 입장 장면에는 영화 ‘드라큘라’의 한 장면을 넣어 비난이 쏟아졌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특히 MBC가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각 국가를 설명하면서 무례를 범해 논란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더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MBC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당시에도 가나 선수들이 입장할 때 ‘예수가 최초로 기적을 행한 곳’이라고 소개하는 황당한 실수를 저질러 빈축을 샀다.

또 아프리카 차드엔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투발루엔 ‘지구 최초의 지구온난화 난민 국가’, 짐바브웨는 ‘살인적 인플레이션’ 수단은 ‘오랜 내전으로 불안정’ 등의 부정적인 이슈나 특이한 사건을 자막으로 소개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 캡처]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모습. [사진 MBC 방송 캡처]

한편 논란이 커지자 MBC는 중계방송 말미에 사과했다. 또 24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거듭 사과했다.

MBC 입장문에서 “23일 밤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방송하면서 국가 소개 영상과 자막에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국가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되는 영상과 자막에 대해서는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MBC는 올림픽 중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영상 자료 선별과 자막 정리 및 검수 과정 전반을 철저히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엄정한 후속 조처를 하겠다”며 “나아가 스포츠 프로그램 제작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 유사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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