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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없지만 “우리옷 입고, 힘내요!’…올림픽과 브랜드의 ‘찐인연’

중앙일보

입력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대한민국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 대한민국 선수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3일 오후 8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개막했다.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탓에 1년을 미뤘다가 치르게 됐지만 이름은 ‘2020년’을 유지하기로 했다.

비록 관중 없이 진행된 개막식이지만, 웅장한 음악과 함께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 입장한 각국 선수들은 국기를 흔들고 박수를 치며 세계인의 축제를 자축했다.
이날 오후 9시40분 무렵,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도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17일간의 공명정대한 열전을 다짐했다.

친환경 단복입는 ‘팀코리아’

대한체육회 및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의 공식파트너인 노스페이스의 경기복. 사진 노스페이스

대한체육회 및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의 공식파트너인 노스페이스의 경기복. 사진 노스페이스

예년보다 주목도가 낮아 많은 기업들이 올림픽 마케팅을 포기한 실정이지만 국내 패션업체들은 변함없이 ‘팀코리아(TEAM KOREA)’를 후원해 눈길을 끈다.

대한체육회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팀코리아)의 공식 후원사는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다. 선수들이 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의 순간에 입는 ‘시상용 단복’과 올림픽 기간 내내 입는 ‘트레이닝 단복’을 제공한다. 노스페이스는 원래 미국 브랜드인데 영원아웃도어가 오랜 기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제작해 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인 옷이 많다.

영원아웃도어의 이번 올림픽 단복은 도쿄의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냉감, 땀을 빠르게 흡수해 빠르게 말리는 흡속속건 기능 등을 강화했다. 특히 국가대표 선수단 공식 단복 역대 최초로 옷 소재에 친환경 기술인 ‘K-에코 테크’를 적용했다. 일례로 트레이닝 단복 재킷의 경우 80%를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만들어졌다.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선수. 사진 노스페이스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선수. 사진 노스페이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도쿄올림픽까지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제작해 왔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스포츠 클라이밍(인공암벽 오르기) 국가대표팀과 국가대표 서채현, 천종원 선수도 함께 후원하고 있다.

무더위 속 메달 노리는 ‘양궁·골프’는?

개막식과 폐막식 때 선수들이 입는 정장 단복은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가 만들었다. 개막식에서도 은은한 고려청자의 비색 상의와 조선백자의 순백색 하의, 태극 문양에서 따온 넥타이와 스카프가 돋보였다.

대한민국 양궁 남녀 국가대표. 사진 코오롱스포츠

대한민국 양궁 남녀 국가대표.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은 양궁과 골프 국가대표 유니폼도 만든다. 코오롱스포츠가 지원하는 양궁 선수 유니폼은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를 허리선 라인으로 디자인했다. 소매는 태극무늬의 곡선을 형상화해 휘어지는 활의 유연함을 드러냈다. 기능도 신경을 썼다. 선수들이 경기 중 칼라를 접는 습관을 감안해 윗옷의 칼라를 접혀도 형태가 쫀쫀하게 유지되도록 이중으로 편직했다. 코오롱은 2011년 양궁팀 ‘코오롱엑스텐보이즈’를 창단해 운영하고 2015년부터 유니폼을 제공해 왔다.

대한민국 골프 국가대표 경기복과 용품. 사진 대한골프협회

대한민국 골프 국가대표 경기복과 용품. 사진 대한골프협회

코오롱의 골프웨어 ‘왁(WAAC)’이 만든 골프 경기복 역시 건곤감리 4괘와 태극기의 푸른색·붉은색·흰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역동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표현했다.
양궁과 골프 모두 여름철 야외에서 경기하는 만큼, 땀을 흡수해 빠르게 말리는 그물 조직의 원단과 청량감을 줄 수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날쌘 발놀림에도 미끄러지지 않아요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사진 대한핸드볼협회

대한민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 사진 대한핸드볼협회

휠라코리아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이 대한민국 올림픽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 주목을 받았었다. 선수들의 경기복 무릎 위 ‘F로고’와 함께 휠라가 상대적으로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을 장기간 후원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사격과 핸드볼, 펜싱 국가대표팀의 경기복과 트레이닝복, 용품 일체를 지원한다. 특히 펜싱의 경우 휠라의 주력인 운동화 제작 노하우를 통해 많이 움직여도 미끄러지지 않는 각종 기술을 적용했다. 신발 안쪽엔 마찰력이 좋은 천연 스웨이드 소재를, 바닥엔 잘게 조각낸 고무 소재를 대는 식이다. 한국 테니스에 13년 만의 올림픽 티켓을 안긴 권순우 선수도 휠라의 테니스화를 신고 출전한다.

대한민국 펜싱 국가대표팀이 신는 휠라의 펜싱 경기화. 사진 휠라코리아

대한민국 펜싱 국가대표팀이 신는 휠라의 펜싱 경기화. 사진 휠라코리아

휠라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국가대표 단복을 후원했었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태극기를 형상화한 디자인을 단복에 적용해 해외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네덜란드 올림픽 대표 선수단과 네덜란드 조정 대표팀을 후원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 경쟁력을 드러냈다. 이달 초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애슐리 바티(호주)와 준우승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 등 해외 선수들 역시 휠라 경기복과 경기화를 착용하고 메달 사냥에 나선다.

휠라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은 역사상 최초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데다 코로나19 위험까지 도사리는 만큼 우리 선수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응원이 절실할 것”이라며 “인기 종목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 유망 선수들까지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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