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비상인데…민주노총, 원주서 불법집회 강행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24 00:25

업데이트 2021.07.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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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호 04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조원들이 23일 집회를 강행하기로 한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모이기 위해 인근 언덕을 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집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을 발견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조원들이 23일 집회를 강행하기로 한 강원도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모이기 위해 인근 언덕을 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집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을 발견하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와 방역당국의 대규모 집회 원천 봉쇄 방침에도 23일 원주혁신도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회가 이어졌다.

원주 확진자 많아 3단계 강화한 날
200여 명 경찰 방어망 뚫고 참가
주민 “집회 멈춰라” 반대 서명운동
중대본 “법과 원칙따라 엄정 대응”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장 인근에서 ‘고객센터 상담사 직고용을 위한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당초 신고 인원과 달리 200여명이 참가했다. 앞서 99명씩 8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는데 경찰의 봉쇄에 막혀 상당수 인원이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집회 시작에 앞서 곳곳에서 집회에 참여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병력 22개 중대, 1760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집회 참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건보공단 일대 도로에 차벽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은 건보공단 뒤쪽 수변공원 언덕을 기어올라가 집회장소로 이동했다. 당시 수변공원 쪽은 언덕이 가파른 데다 펜스가 있어 경비 병력이 적었다. 이렇게 경찰의 봉쇄를 피한 조합원은 50~60명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후 경찰과 민주노총 조합원이 곳곳에서 맞서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집회 참가자가 언덕을 넘어들어와 곧바로 저지에 나섰다”며 “집회 장소로 오는 길목 곳곳에서 검문해 집회 참가자 600명 정도가 건보공단 본사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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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이날 0시부터 8월 1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했다. 거리두기 3단계 상향으로 식당 등 매장 내 영업은 오후 10시까지만 허용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과 50명 이상 행사는 금지된다. 집회에 대해서는 4단계 기준인 1인 시위만 허용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파업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을 규탄하며, 오늘부로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은영 수석부지부장이 공단 정문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노조는 이에 대해 “무조건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지 말고 공정한 채용과정을 거쳐라”라고 맞섰다. 이날 건보공단 노조는 집회 장소 인근에 ‘전 국민에 열린 일자리 사회, 공정의 시작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민주노총은 23일과 30일 원주 건보공단 앞에서 상담사 직고용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3차 파업에 나선 콜센터 노조를 지원사격 하기 위한 집회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민주노총 측에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 도심 집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 중 3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은 이날 오전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해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하고, 방역수칙에 반하는 금지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타지역에서 대규모 인원이 몰려오자 원주혁신도시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회원 350여명의 원주혁신도시 상인회는 집회 장기화에 ‘나 살자고 주변 상인 다 죽이는 민주노총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정희철(51) 원주혁신도시 상인회 사무국장은 “(집회가 시작된 이후) 매장에 손님이 점점 줄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집회를 멈춰달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일원 주민들은 집회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지난 22일 원주경찰서와 원주시에 1542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부를 전달했다.

한편 강원도의 경우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중 원주 확진자가 23명(32%)으로 가장 많았다. 원주 반곡동 주민 이모(46·여)씨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집회를 열면 주민들 입장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집회를 취소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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