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여기는 2020 도쿄올림픽
한국 대표 선수단은 도쿄올림픽 29개 종목에 선수 233명을 파견했다. 목표는 금메달을 최소 7개 이상 따내 올림픽 5회 연속 종합 10위에 이름을 올리는 거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5개 종목(골프·사격·양궁·태권도·펜싱)에서 금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8위에 올랐다. 한국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이 마지막이었다.
‘팀코리아’ 하이라이트 #금 7개, 5회 연속 종합 10위 목표 #남 태권도 이대훈도 우승 별러 #남 유도 안창림, 숙적 오노와 맞짱 #야구·축구·여 핸드볼 한·일 혈전
개회식이 끝난 주말이 한국 선수단의 ‘골든데이’다. 24일 대표팀 최고령 진종오(42)가 금메달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양궁 혼성 단체도 한국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2020 올림픽일정
전 세계 사격 선수 중 올림픽 단일 종목을 3연패(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50m 권총) 한 건 그가 유일하다. 은메달(2개)까지 포함하면 올림픽 메달이 총 6개로 양궁 김수녕(금 4개, 은 1개, 동 1개)과 최다 타이다. 변수가 있다면 종목이다. 진종오의 주 종목 50m 권총 종목이 도쿄 대회에서 폐지됐다. 그는 10m 공기권총과 신설된 혼성에서 추가은(20)과 짝을 이뤄 메달 사냥에 나선다. 10m 공기권총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종목이다.
랭킹 1위 오상욱, 금빛 찌르기 도전
태권도 남자 58㎏급 장준(21)도 금빛 나래차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차 결승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태극마크를 놓쳤다. 하지만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10월 남자 58㎏ 체급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는 “목표는 1위다. 재밌고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68㎏급 이대훈(29)도 세계 랭킹 1위인 만큼 현재 금메달 유력 후보다.
‘미남 검객’ 오상욱(25)도 금빛 찌르기에 나선다. 오상욱은 남자 펜싱 사브르 세계 랭킹 1위. 고등학생이었던 2015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여러 국제대회를 치르며 경험을 쌓았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사브르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세계랭킹 4위 아론 실라지(31·헝가리)의 아성을 무너뜨릴지가 관건이다. 지난 3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던 오상욱은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효자 종목’ 양궁은 전종목 석권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 남녀 개인전·단체전에 혼성단체전이 추가돼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여자대표팀 맏언니 강채영(25)은 “‘믿고 보는 강채영’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양궁에서는 여자부 장민희와 안산, 남자부 김우진, 오진혁, 김제덕이 모두 금메달 후보다. 한국은 역대 하계 올림픽 금메달 90개 중 25.6%인 23개를 양궁에서 땄다. 대표팀은 24일에만 최대 5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25일에도 양궁·유도·태권도 등에서 메달을 추가할 전망이다.
제기차기라도 한일전은 질 수 없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야구는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 지위를 잃은 뒤 13년 만에 부활했다. 6개 국가가 참여하는 야구는 A, B조로 나뉘어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은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과 A조, 한국은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B조다. 두 국가 모두 전력이 탄탄해 운명의 한일전이 일찌감치 예고되고 있다.
야구, 13년 만에 정식 종목 부활
일본은 프로야구 최정상급 선수로 대표팀을 꾸려 ‘사무라이 재팬’을 완성했다. 이정후(23)는 “코로나19 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지는 한일전이다. 국민에게 힘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뉴질랜드, 온두라스, 루마니아와 B조에 속했다.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A조 일본과 8강전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만만치 않은 멕시코,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조다.
여자 배구와 여자 핸드볼은 한일전 일정이 확정됐다. 여자 배구는 오는 31일 오후 7시 40분 일본과 예선 4차전을 치른다. 여자 배구는 일본을 비롯해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브라질, 케냐와 A조에 묶였다. 조 4위까지 8강에 진출할 수 있는데, 일본을 꺾어야 토너먼트 진출을 넘볼 수 있다.
여자 핸드볼은 29일 오후 2시 15분 일본과 A조 예선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유럽의 강호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몬테네그로, 아프리카 복병 앙골라 등과 한조다. 역시 일본전 결과가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개인 종목에서도 한일전은 뜨겁다. 남자 유도 73㎏급에 출전하는 안창림(27)은 ‘숙적’ 오노 쇼헤이를 넘어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도쿄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3세인 그는 “오노를 꺾고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60㎏급 김원진(29)도 리우올림픽에서 패했던 다카토 나오히사를 꺾어야 메달이 보인다.
경영 황선우, 체조 류성현·신재환 등 ‘비밀 병기’ 많아
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하는 새 얼굴의 환희. 올림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도 깜짝 입상을 기대할 만한 ‘슈퍼 루키’가 많다.

황선우
경영의 황선우(18)는 한국 수영이 마침내 찾아낸 ‘포스트 박태환’이다. 벌써 한국 선수단의 ‘얼굴’이 됐다. 배구 국가대표 김연경과 함께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황선우는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50m·100m·200m, 계영 800m 등 4개 종목에 출전한다. 지난 5월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 44초 96에 터치패드를 찍어 자신이 보유한 주니어 세계 기록을 6개월 만에 단축했다. 현재 세계 랭킹은 5위. 지난 1년간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9년 만의 올림픽 경영 메달도 기대해볼 만하다.

류성현
체조의 류성현(19)과 신재환(23)도 한국의 비밀 병기다. 류성현은 고교 1학년이던 2017년 처음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이번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개인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체조 전문가들은 “순발력과 정신력, 유연성, 센스 등 체조 선수에게 필요한 재능을 모두 타고났다”고 입을 모은다.
류성현의 주 종목은 마루운동이다. 지난해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마루운동에서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대한체조협회는 내심 금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근력이 조금 더 생기면 기구를 활용한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신재환은 단체전 멤버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단체전 출전 12개국 선수를 제외한 2018~2021 도마 세계 랭킹에서 1위에 오른 덕이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 양학선과 똑같이 난도 6.0점, 5.6점 기술을 펼친다. 미국 체조전문잡지 ‘인터내셔널 짐내스트’는 이번 대회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이 금메달, 신재환이 동메달을 각각 딸 거라고 예상했다.
한국 여자 복싱의 간판 오연지(31)도 꿈에 그리던 올림픽 링 위에 선다. 그는 지난해 3월 요르단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서 결승전 포함 4경기 모두 5-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본선에 올랐다.
오연지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지난 1년간 국제대회가 잇따라 취소돼 실전 훈련이 부족했지만, 경험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중론이다. 복싱 전문가들은 “대진운이 따르면 깜짝 메달을 안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격 대표팀 막내 권은지(19) 역시 여자 10m 공기소총과 10m 공기소총 혼성에 출전해 생애 첫 올림픽을 경험한다. 세계랭킹은 58위로 높지 않지만, 5번에 걸친 국내 대표 선발전에서 비공인 세계 기록 포함 두 차례 한국 기록을 작성했다. 여자 공기소총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강초현) 이후 21년간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이다. 권은지가 그 갈증을 풀 기대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