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는 첫 ‘골든 그랜드 슬램’, 러데키는 최다 금 도전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24 00:21

업데이트 2021.07.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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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호 09면

[SPECIAL REPORT]
여기는 2020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에서 ‘G2 전쟁’이 계속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나란히 역대 원정 올림픽 최다 선수단을 파견했다. 미국은 613명, 중국은 413명 선수를 보내 종합 순위 1위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서 열렸던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처음으로 종합 1위에 올랐다. 2012년 런던 대회, 2016년 리우 대회에선 미국이 다시 1위를 가져왔다. 중국은 런던에서 2위였지만, 리우에선 영국에 밀려 3위까지 떨어졌다.

G2 자존심 전쟁
미·중, 최다 선수단 보내 1위 노려
‘체조 여제’ 바일스, 6관왕 달성 꿈

여자 테니스 일 오사카도 금 유력
듀랜트의 미 농구 드림팀 인기몰이

지난 4월 미국 데이터 기업인 그레이스노트는 도쿄올림픽에서 미국이 금메달 43개 등 114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금메달 38개를 비롯해 메달 85개 획득할 거라고 봤다. 육상, 수영, 체조 등 많은 메달이 걸린 기초 종목에서 미국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미국)는 2016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지만,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4·미국)가 건재하다.

페더러·나달도 못 이룬 업적 달성 관심

2020 올림픽일정

2020 올림픽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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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데키는 15세에 출전한 2012년 런던 대회 여자 자유형 800m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 세계 수영계를 들썩이게 했다.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 4개(자유형 200m·400m·800m·계영 800m)를 따내며 세계적인 수영 스타로 떠올랐다. 러데키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목에 걸면 금메달 8개를 딴 제니 톰프슨(48·미국)을 제치고 올림픽 수영 여자 선수 최다 금메달을 기록한다. 러데키가 특히 애정을 보이는 종목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여자 자유형 1500m다. 지난 6월 미국 수영대표팀 선발전에서 그는 이 종목 세계신기록(15분20초48)을 작성했다.

‘체조 여제’ 시몬 바일스(24·미국)도 주목해야 한다. 바일스는 리우 대회 여자 기계체조에 걸린 6개의 금메달 중 4개(단체전·개인종합·도마·마루운동)를 휩쓸었다. 이번에는 이단평행봉과 평균대을 포함해 6관왕에 오르려 한다. 반면 중국은 기초 종목에서 스타가 보이지 않는다. ‘수영 스타’ 쑨양(30·중국)은 도핑 검사 방해 혐의로 4년 3개월 동안 자격 정지 징계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순위 다툼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건 월드스타들의 참가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여러 선수가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 도쿄를 향한 이들도 많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도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 그는 앞서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서 이어 윔블던까지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모두 휩쓸었다. US오픈에서도 챔피언에 오르면 한 해 4개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여기에 도쿄올림픽까지 석권하면 남자 테니스 역대 최초로 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는 ‘골든 그랜드 슬램’을 기록한다. 이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흙신’ 라파엘 나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19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4대 메이저와 서울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 골든 그랜드 슬램에 성공한 바 있다. 조코비치는 “올림픽과 US오픈은 나의 가장 큰 목표다. 올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여자 테니스의 오사카 나오미(24·일본)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4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만 네 차례 한 오사카는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현재는 2위다.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1년간 6000만 달러(670억원)를 벌어 여성 스포츠 스타 중 가장 많은 소득을 올렸다. 오사카는 아이티 출신 미국 국적 아버지(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났다. 외모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키도 1m80㎝로 크고, 피부색도 짙다. 세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일본어를 잘하지 못한다. 일본어로 인터뷰를 꺼리는 탓에 일부 일본 팬들에게 질타를 받기도 했다.

미 농구 듀랜트, 연 수입 855억원 최고

최근에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오사카는 공식 기자회견이 부담스럽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은 도중에 기권했고, 윔블던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많은 테니스 팬들이 기뻐했다. 그는 세계 1위 애슐리 바티(25·호주)와 함께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림픽 때마다 화려한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미국 농구 드림팀도 빼놓을 수 없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이 대거 포함됐다.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브루클린 네츠에서 뛰는 케빈 듀랜트(33·미국)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7500만 달러(855억원)를 번 그는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고 부자’다. 듀랜트는 이미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란·시리아 등 11개국 출신 난민 대표팀 “포기는 없다”
유스라 마르디니(左), 피타 타우파토푸아(右)

유스라 마르디니(左), 피타 타우파토푸아(右)

도쿄올림픽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선수들이 여럿 출전한다. 가장 주목받는 건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출전하는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리우올림픽 때부터 난민 대표팀을 꾸렸다. 이번 대회 난민팀은 11개 국가 출신 29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태권도, 유도, 육상, 배드민턴 등 총 12개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난민팀 간판 선수는 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동메달리스트인 키미아 알리자데(23)다. 알리자데는 리우올림픽에서 이란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달을 딴 스타다. 이후 이란 당국으로부터 억압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독일로 거주지를 옮겼다. 그는 당시 망명 배경에 관해 “난 이란으로부터 핍박받는 수백만 여성 중 한 명이었다. 올림픽에서 이란을 위해 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시리아 난민 출신 여자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23)는 난민팀 선수로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100m 접영에 출전한다. 마르디니는 시리아에서 수영 기대주로 꿈을 키우다가 2015년 내전을 피해 독일로 망명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집이 파괴되자, 마르디니 가족은 탈출을 결심했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포탄이 터지는 가운데 마르디니는 소형 보트에 올라탔다. 그런데 바다 한가운데서 보트는 멈췄다. 6인승이었는데, 20명이 올라타는 바람에 모터가 고장 난 것이다.

2012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시리아 수영대표로 출전했던 마르디니는 바다로 뛰어들어 보트를 끌었다. 4시간 뒤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해 자유의 몸이 됐다. 그와 가족은 독일에 정착했다. 최종적으로는 독일 시민권을 따는 게 꿈이다.

리우올림픽 당시 마르디니는 “올림픽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게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그 꿈이 이뤄졌다. 그는 독일 DBP 인터뷰에서 “5년 전 리우올림픽보다 도쿄올림픽 출전이 더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마르디니는 한국 문화에 친숙하다. 한국 음식과 드라마를 즐겨 본다. 그는 2019년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도 국제수영연맹 독립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통가 출신인 피타 타우파토푸아(38)는 이번 대회 최고 인기 스타다. 그는 리우올림픽에서 상체가 드러나는 통가 전통 의상을 입고 선수단 기수로 나섰다. 코코넛 오일을 잔뜩 바른 근육질 몸매로 전 세계 스포츠팬의 눈을 사로잡았다. 당시 외신이 일제히 그의 사진을 게재할 만큼 첫인상이 강력했다. 국내에선 ‘통가 근육남’으로 화제가 됐다.

타우파토푸아는 리우 대회 땐 태권도 종목에 참가했다. 그는 영하 10도 추위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상의를 탈의하고 개막식에 입장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참가, 116명 중 114위에 그쳤다. 그래도 도전하는 자세에 큰 박수를 받았다. 도쿄에서는 다시 태권도 선수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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