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영업이익 1212% 급증…선제적 체질 개선 주효

중앙선데이

입력 2021.07.2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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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호 14면

부활하는 철의 제국

1212.2%. 포스코가 2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거둔 영업이익 증가율이다. 올해 2분기에만 포스코는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분기 실적을 공개한 2006년 이래로 최대치인 2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추세면 연간 영업이익 8조원대 달성까지 바라볼 수 있다. 2분기 매출도 18조29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3% 증가했다. 국내 최대 철강사의 ‘화려한 귀환’이다. 포스코는 22일 IR에서 “지난해 위기 이후 ‘V’자 반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코로나19에 글로벌 철강 경기 침체, 원료 가격 상승으로 마진 하락까지 경험하면서 유례없는 경영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분기 영업이익 2조원대 달성
‘곳간 관리’로 재무건전성 개선

중국에 2차 전지 양극재 공장
수소 사업 역량 확보에도 집중
탈탄소·안전사고 관리는 과제

덕분에 증시에서도 빛나고 있다. 지난해 9월 18만원대였던 포스코 주가는 이달 현재 35만원대로 90%가량 상승한 상태다. 같은 기간 ‘국민 주식’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약 36%, 5만8000원대→7만9000원대)을 훨씬 앞섰다. 지난해 말(12월 30일)에서 이달 19일까지 삼성그룹 전체 시가총액이 0.7% 증가할 동안 포스코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40.9% 증가했다. 이를 가능케 한 V자 반등의 1차 배경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세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공급자 우위 국면이 다시 형성돼 포스코의 판매·생산이 증가했다”며 “또 원자재 가격을 상회하는 (철강 제품) 가격 인상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포스코의 선제적인 고강도 체질 개선 노력이 녹아들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비상(非常) 경영에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경영 관리 체제돌입과 비용 절감 극대화를 추진했다. 또 시황 급변에 대응하는 유연 생산·판매 체제를 운영하면서 완급 조절에 힘썼다. 재무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이 저조한 제품 생산은 과감히 줄였다. 그 결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8634억원, 올 1분기 1조5524억원으로 개선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본 경쟁력은 잘 유지해 조강 생산량이 지난해 4058만t으로 코로나19 위기 전인 2019년(4312만t)의 94%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재무통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미리 힘쓴 ‘곳간 관리’가 코로나19 위기를 만나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2018년 취임한 최 회장은 그간 경기 불확실성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고려한 재무건전성 강화에 전념했다. 이에 포스코는 현금성 자산 등의 자금시재가 2018년 말 10조7000억원에서 2019년 12조5000억원, 지난해 16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는 1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와 달리 부채비율은 2018년 말 67.3%보다 3.1%포인트 낮아진 64.2%로 올 상반기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9조5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6조원 가까이 줄었다.

재무건전성 개선 등을 포함한 지난 3년 간 최 회장의 경영 행보는 ‘미래지향적’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최 회장은 2018년 취임 당시 ‘기업시민’을 포스코의 새 경영이념으로 제시하고, 동반성장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해 그룹이 지속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예컨대 동반성장 관점에서 신규 공급사의 거래 진입장벽을 낮추면, 원료를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수급 불안정 리스크를 덜 수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확대해 노사 관계가 좋아지면 노동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최 회장은 기업시민 경영이념 정립 등의 100대 개혁과제 추진으로 연간 1조2400억원가량 재무 효과를 냈다고 2019년 말 포스코 이사회에 보고했다.

신성장 사업의 집중 육성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는 전기차 전성시대 개막을 염두에 두고 2019년 중국에서 연간 5000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첫 해외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는 등 글로벌 2차 전지 소재 시장에 진출했다. 시대 변화에 맞게 전기차에 강판뿐 아니라 배터리 소재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다. 2018년 3만3000t이던 포스코의 국내외 양·음극재 생산 능력은 올해 13만4000t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관련 매출 연 23조원 달성이 목표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음극재 부문 신규 고객사 확보에 더 힘쓰는 한편, 양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 강화 등 질적 성장에 공을 들일 때”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글로벌 저탄소·친환경 산업 트렌드를 고려해 수소 사업 역량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2050년까지 수소 분야 매출 30조원 달성이 목표다.

본업에서는 미래 수요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차 소재와 함께 건설용 프리미엄 강건재에도 주목, 2019년 ‘이노빌트’(INNOVILT)라는 통합 브랜드를 론칭하고 시장 확대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이노빌트 판매량은 시장의 호응 속에 2019년 35만4000t에서 올해 60만t으로 69%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 확보로) 경기 변동에 따라 부침이 잦았던 기존 사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안정적인 이익 창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환경 규제 강화에 부합할 만한 탄소배출량 저감 대응력 확보,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제철소 내 안전사고 발생 문제 해결 등이 최정우 회장의 다음 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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