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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베이조스인데, 1150억 줄게요" 이 행운의 전화 진짜였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22:44

업데이트 2021.07.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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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 성공 직후 착륙해 하이파이브를 하는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제공, 신화=연합뉴스

우주 비행 성공 직후 착륙해 하이파이브를 하는 제프 베이조스. 블루 오리진 제공, 신화=연합뉴스

평범한 7월의 어느 토요일, 미국의 사회활동가 밴 존스는 길을 걷다 이런 전화를 받습니다. “안녕하세요, 제프 베이조스입니다. 1억 달러(약 1151억원)를 드립니다. 마음대로 써주십시오.”

꿈도, 보이스피싱도 아니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로 세계 최고 부자인 그 제프 베이조스 본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베이조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州) 사막지대 반 혼으로 존스를 초대합니다. 베이조스의 역사적 첫 우주 비행을 앞두고서죠.

밴 존스(오른쪽)와 함께 환히 웃는 제프 베이조스(가운데). AP=연합뉴스

밴 존스(오른쪽)와 함께 환히 웃는 제프 베이조스(가운데). AP=연합뉴스

베이조스는 인류 사상 최고령(월리 펑크, 82)과 최연소(올리버 다먼, 18세), 그리고 자신의 친동생 마크 베이조스(50)와 함께 이날 오전 고도 106㎞까지 올라간 뒤 11분만에 지상으로 무사귀환했습니다. “여자는 우주비행을 할 수 없다”는 지극히 20세기 적인 차별 때문에 우주비행사 선발 시험에서 1등을 하고도 꿈을 이루지 못했던 월리 펑크의 스토리(https://news.joins.com/article/24110153)도 심금을 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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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의 우주 비행엔 삐딱한 시선도 많습니다. 억만장자들의 값비싼 장난 아니냐는 거죠. ‘태워도 태워도 돈이 남을 정도(money to burn)’인 갑부들이 하는 플렉스(돈 자랑) 아니냐는 겁니다. 실제로, 올리버 다먼의 아버지가 아들이 베이조스와 함께 비행하기 위해 낸 돈은 320억원에 가깝다고 보도됐죠. 베이조스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화성 식민지 건설을 구체화하고 있고,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은 발빠르게 지난 11일 이미 우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베이조스가 탔던 우주 비행 캡슐. 블루오리진 제공, AP=연합뉴스

베이조스가 탔던 우주 비행 캡슐. 블루오리진 제공, AP=연합뉴스

비판을 의식해서일까요, 억만장자들은 우주 여행이 자신들의 심심풀이 값비싼 장난감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애를 씁니다. 우주에 대한 자신들의 로망이 인류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세우는 식이죠. 베이조스가 이날 착륙 직후, 비행복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존스를 깜짝 등장시킨 것도 그런 맥락입니다.

베이조스는 이날 “우리의 우주 여행 미션은 지구를 버리자는 게 아니라, 반대로 지구를 보호하자는 것”이라며 “우주 전체를 봐도 지구처럼 아름다운 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지구와 인류의 지속가능한 동행을 위하는 일이라며 ‘용기와 정중(Civility)’ 상을 만들었고, 그 첫 수상자로 밴 존슨과 빈민구제를 위해 자선사업을 해온 호세 안드레스를 수상자로 호명했습니다. 존슨과 안드레스 모두 각 1억 달러를 받았습니다. 베이조스는 “용기를 가진 이들은 많지만 우리가 지금 갖춰야할 덕목은 서로에 대한 정중함인 것 같다”며 상의 작명 철학을 설명했죠. 그는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들은 통합을 하는 자들(unifiers)이지, 분열시키는 자들(villifiers)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억 달러를 받은 소감을 밝히는 존스. AP=연합뉴스

1억 달러를 받은 소감을 밝히는 존스. AP=연합뉴스

1억 달러 상금에 대해선 비판적 시선도 있지만(베이조스의 순자산은 2110억 달러입니다) 지난 6일 기준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밴 존슨은 찐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할 말을 잃었다”며 “베이조스는 항상 통 크게 살아왔고 통 크게 꿈을 꾸었으며 통 크게 베팅을 했고 이젠 내게 믿음을 줬다는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존슨은 올해 52세로, 예일대 졸업한 변호사로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헌신해온 인물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엔 행정부에서 인종 차별 철폐를 위해 일한 적도 있죠. 그가 현재 집중하는 기관의 이름은 ‘꿈의 회사(Dream Corps)’입니다.

꼭 베이조스처럼 우주에 가야 훌륭한 사람은 아니겠죠. 존스의 아래 수상 소감으로 글을 마칩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출근을 하고 하루 일과를 해내는 평범한 우리 모두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 아닐까요.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선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 그들의 용기가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전수진 투데이ㆍ피플뉴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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