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엘리베이터 광고'가 다시 뜨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8:10

광고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국 P&G사의 광고 담당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젊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광고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과거와는 달리 소비자와 통하는 매체가 다양해졌고, 온갖 광고들이 범람하는 온라인상에서 소비자의 주의를 끄는 것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라 말한다.

[사진출처=셔터스톡]

[사진출처=셔터스톡]

과거에는 잘 만든 TV 광고 하나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살아남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요즈음엔 그러기가 쉽지 않다. 젊은 층들은 TV를 잘 보지도 않거니와, '광고 범람의 시대'에서 느끼는 피로감 역시 높아졌다. P&G 담당자는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길어졌지만, 접하는 광고의 수도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도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말한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온라인화' 외칠 때, 반대로 '오프라인 광고' 주목하라?

광고의 기법과 그 효과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반복'이다. 이용자들에게 반복적으로 광고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머릿속에 한 줌씩 '모래성'을 쌓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언택트 시대를 맞아 모두가 "온라인"을 외치며 달려나간 끝에 온라인 광고 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를 향해 치달았다. 이용자들이 '봐야 할' 광고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모래성은 완성되기도 전에 이미 다른 자극적인 광고들에 씻겨 나가버리곤 했다.

이때 중국에서는 '온라인 광고'에 쏠렸던 시선이 '오프라인 광고'로 다시 돌아오는 흐름이 보인다.

[사진출처=첸잔경제연구원]

[사진출처=첸잔경제연구원]

중국 경제전문가 우샤오보(吴晓波)는 작년 연말의 한 세미나에서 "2 웨이, 1 더우, 1 펀중(双微一抖一分众)"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를 언급했다.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 더우인(抖音) 등 온라인 플랫폼상에서의 '콘텐트 마케팅(内容营销)'과 더불어, 펀중(分众) 등을 이용한 오프라인 '장소 마케팅(场景营销)'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면 시대의 온라인 콘텐트 마케팅은 이미 많이 언급된 만큼 그 개념이 생소하진 않다. 하지만 '장소 마케팅'은 대체 무엇일까.

[사진출처=첸잔경제연구원]

[사진출처=첸잔경제연구원]

'장소 마케팅'은 단어는 생소하지만 사실 사람들에겐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쉽게 말하면 회사, 번화가 등 특정 타깃층이 자주 가는 장소에 옥외 간판 등 설치물을 이용해 반복 노출 효과를 이용한 광고를 하는 것이다.

우샤오보가 언급한 기업 '펀중(分众, focus media)'은 중국에서 '엘리베이터 광고'를 전문으로 운영하는 광고 회사다.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동시에 광고판을 볼 수 있도록 LCD 화면 등 형태로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을 전문으로 한다.

펀중 홈페이지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펀중은 전국 230여개 도시에서 약 260만개의 엘리베이터 광고판에 광고를 노출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텐센트, KFC, 샤오미 등 대기업 브랜드부터 중소규모의 브랜드까지 약 5400여 회사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홈페이지 정보에 따르면 이 엘리베이터 광고판은 매일 약 3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사진출처=펀중]

[사진출처=펀중]

이러한 '엘리베이터 광고'를 이용한 광고 지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9-2020 마케팅 경로별 광고예산 투입 변화 현황 [사진출처=CTR]

2019-2020 마케팅 경로별 광고예산 투입 변화 현황 [사진출처=CTR]

CTR시장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작년 2020년 말 기준 업계 '엘리베이터 광고' 투자 비중은 LCD 형식의 경우 전년 대비 20%, 포스터 형식은 전년 대비 36.1% 증가했다. 반면 TV, 신문, 잡지 등 기존의 '전통 매체'들에 투입되는 광고 비중은 전년 대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가장 많이 기억된 광고 문구 TOP10 분석 결과 [사진출처=Ipsos]

2020년 가장 많이 기억된 광고 문구 TOP10 분석 결과 [사진출처=Ipsos]

또한 광고 효과 부분에서도 타 광고방식 대비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 Ipsos에서 실시한 '2020년 가장 많이 기억된 광고 문구 TOP10'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약 47%의 소비자가 해당 광고 문구를 TV에서 봤다고 답했고, 56%가 온라인 매체를 통해, 83%가 엘리베이터 매체를 통해 봤다고 답했다. 2019년의 경우에는 TV가 50%, 온라인 매체가 54%, 엘리베이터 매체가 81%였다.

이는 광고의 본질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에 있음을 고려할 때, 엘리베이터 매체가 주는 광고효과가 여타 TV나 온라인 광고 등보다 뛰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사진출처=터우탸오]

[사진출처=터우탸오]

한 광고업계 전문가는 "한 사람이 자주 가는 장소는 대부분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그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러한 장소들에 반복적으로, 자주 브랜드를 노출함으로써 오히려 인터넷 광고 등 여타 방식보다 뛰어난 광고효율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광고방식의 역추세' 현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진화된' 방식으로 여겨졌던 온라인 광고보다 오프라인 광고가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조사들이 보이면서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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