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기어 올라 집회 참석’…경찰 봉쇄에도 민주노총 집회 열려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6:51

업데이트 2021.07.23 17:41

민주노총 200여명 참가한 집회 열어

정부와 방역당국의 대규모 집회 원천 봉쇄 방침에도 23일 원주혁신도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회가 이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장 인근에서 ‘고객센터 상담사 직고용을 위한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당초 신고 인원과 달리 200여명이 참가했다. 앞서 99명씩 8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는데 경찰의 봉쇄에 막혀 상당수 인원이 집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집회 시작에 앞서 곳곳에서 집회에 참여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병력 22개 중대, 1760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집회 참가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건보공단 일대 도로에 차벽을 만들기도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50~60명 경찰 봉쇄 피해

23일 오후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회장소로 이동하려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23일 오후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회장소로 이동하려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박진호 기자

하지만 일부 민주노총 조합원은 건보공단 뒤쪽 수변공원 언덕을 기어 올라가 집회장소로 이동했다. 당시 수변공원 쪽은 언덕이 가파른 데다 펜스가 있어 경비 병력이 적었다고 한다. 이렇게 경찰의 봉쇄를 피한 조합원은 50~60명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후 경찰과 민주노총 조합원이 곳곳에서 맞서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집회 참가자가 언덕을 넘어들어와 곧바로 저지에 나섰다”며 “집회 장소로 오는 길목 곳곳에서 검문해 집회 참가자 600명 정도가 건보공단 본사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타지역에서 대규모 인원이 몰려오자 원주혁신도시 인근 주민들은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대규모 인원 몰려온다 소식에 주민들 불안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위해 공단 뒤쪽 언덕을 오르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위해 공단 뒤쪽 언덕을 오르는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원주혁신도시 상인회 회원이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원주혁신도시 상인회 회원이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박진호 기자

회원 350여명의 원주혁신도시 상인회는 집회 장기화에 ‘나 살자고 주변 상인 다 죽이는 민주노총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정희철(51) 원주혁신도시 상인회 사무국장은 “(집회가 시작된 이후) 매장에 손님이 점점 줄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집회를 멈춰달라”고 말했다.

혁신도시 일원 주민들은 집회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지난 22일 원주경찰서와 원주시에 1542명의 서명이 담긴 서명부를 전달했다.

한편 강원도의 경우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중 원주 확진자가 23명(32%)으로 가장 많았다.

주민들 반대 서명부 경찰에 전달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막기 위해 경찰이 만든 차벽. 박진호 기자

23일 강원 원주시 반곡동 국민건강보험공단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 참석을 막기 위해 경찰이 만든 차벽. 박진호 기자

원주 반곡동 주민 이모(46·여)씨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집회를 열면 주민들 입장에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집회를 취소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3일 0시부터 8월 1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했다. 거리두기 3단계 상향으로 식당 등 매장 내 영업은 오후 10시까지만 허용되고 5인 이상 사적 모임과 50명 이상 행사는 금지된다.

집회에 대해서는 4단계 기준인 1인 시위만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불법적인 집회 강행행위에 대해 해산절차를 진행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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