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시리아 ‘희망의 스매싱’···도쿄에 12세 탁구소녀 떴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5:45

업데이트 2021.07.23 15:59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ITTF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ITTF

12살 소녀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노린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약 11만1000명(주최측 집계) 중 최연소다. 주인공은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선수. 2009년 1월 1일 출생이다. 11살이던 지난해 3월 요르단에서 열린 서아시아 올림픽 예선에서 자신보다 31살 많은 레바논 선수 마리아나 사하키안을 꺾고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역대 올림픽을 통틀어 최연소 출전 선수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리스 체조 선수다. 당시 10세 218일 나이였던 디미트리오스 룬드라스가 주인공. 단체전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후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엔 11세 루이기나 지아보티 선수가 체조 경기에, 1968년 그르노블 겨울올림픽에도 11세였던 루마니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 베아트리체 후스티우가 출전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의 최연소 자자 선수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1년 연기만 아니었다면 11세로 기록될 수 있었다.

2021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BBC 캡처

2021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BBC 캡처

그러나 11세이건 12세이건 자자 선수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같다. 그가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출신이라는 점도 화제다. 시리아 하마에서 태어난 자자는 5살이던 2014년 오빠를 따라 탁구를 시작했다. 언니 오빠들과 탁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코치가 2016년 오빠와 함께 국제탁구연맹(ITTF) 경기에 내보내면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훈련환경 열악해도…“오빠처럼 되고 싶어”

훈련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ITTF에 따르면 자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에 있는 연습장에서 일주일에 6일 하루 3시간씩 연습했다. 훈련장은 콘크리트 바닥 위에 놓인 낡은 테이블 4개가 전부였다. 정전도 자주 발생해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더위에도 햇볕 아래 훈련해야 하는 날이 많았다. 코로나19까지 겹친 열악한 환경에다 내전으로 고통받던 고향에서 탁구는 그에게 유일한 쉼터였다.

자자는 자신의 멘토로 오빠를 꼽는다. 그는 23일 방영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챔피언이었던 오빠처럼 되고 싶어 탁구를 했다”고 말했다. 오빠의 경기 영상을 즐겨보며 ‘난 오빠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그는 “오빠는 늘 나를 격려해주면서 ‘열심히 하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해줬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2021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BBC 캡처

2021 도쿄올림픽 최연소 선수인 시리아 탁구 국가대표 헨드 자자. 사진 BBC 캡처

시리아 탁구계는 자자의 올림픽 출전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자자는 시리아 최초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은 탁구 선수여서다. 지난 2016년 시리아 선수가 3자위원회의 초청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건 처음이다. 자자는 “(이번 올림픽 출전은) 조국 시리아와 우리 부모님, 모든 친구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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