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文 '정연주 방심위' 강행…野 "정권 방탄위 만드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5:26

업데이트 2021.07.23 17:52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등 3명을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했다.

방송통신심의위언회 위원으로 위촉된 정연주 위원이 KBS사장 시절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방송통신심의위언회 위원으로 위촉된 정연주 위원이 KBS사장 시절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방심위는 여야 6대 3 구조의 9명의 방심위원으로 구성된다.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와 협의해 3명(여당 2명, 야당 1명),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3명(여당 1명, 야당 2명)을 각각 추천한다.

이날 문 대통령의 추천에 앞서 박병석 의장은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와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을 여당몫으로, 황성욱 전 방심위 삼임위원을 야당몫으로 추천했다. 과방위의 여당 몫으로는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가 추천됐지만, 국민의힘은 정연주 전 사장의 추천에 반대하며 야당몫 2명에 대한 추천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5기 방심위는 야당몫 2명을 제외한 7명으로 ‘반쪽 출범’하게 됐다. 이날 위촉된 7명 위원의 임기는 2024년 7월 22일까지 3년이다.

5기 방심위는 지난 1월 29일 4기 위원들의 임기 만료 이후 6개월 가까이 출범하지 못한 상태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초 지난 9일까지 국민의힘에 방심위원 추천을 요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결국 7명 위원만으로 방심위를 구성하게 됐다”며 “여야 추천 위원들이 모두 갖춰진 상태에서 방심위가 출범하기를 바랐지만, 방심위 출범을 더이상 늦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미 법률검토를 통해 9명 위원 중 6명의 여권 추천 인사만으로도 방심위 출범은 물론, 방심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정해지는 방심위원장 선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낸 상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날 문 대통령이 추천한 정연주 전 사장이 사실상 방심위원장으로 내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6대 1 구도에서 방심위원들이 호선을 진행하더라도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정 전 사장은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 창간에 참여한 뒤 논설위원, 논설주간 등을 역임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KBS 사장으로 임명됐으나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사퇴 압박을 받다 2008년 9월 해임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정 전 사장이 사실상 방심위원장으로 내정될 가능성이 커지자 일찍부터 “방심위를 (정권) 방탄위원회로 만들겠다는 흑심”이라며 “편향된 언론관을 가진 인물을 방심위원장에 앉힌 것은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언론을 편향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과방위 소속인 같은당 박대출 의원은 이날 정 전 사장이 결국 방통위원으로 위촉되자 “정권에 유리한 편향방송은 봐주고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은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처럼 노골적인 편향인사를 내리꽂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박 의원, 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은 윤두현 의원은 청와대를 항의 방문해 정 전 사장에 대한 위촉 철회 촉구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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