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오 형은 신이죠, 막내 권은지 깜짝 금빛총성 기대"

중앙일보

입력 2021.07.23 15:00

도쿄 올림픽 여자 사격 10m 공기소총 권은지. [사진 대한사격연맹]

도쿄 올림픽 여자 사격 10m 공기소총 권은지. [사진 대한사격연맹]

개인적으로 ‘3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은 무산됐다. 월드컵에서 획득한 50m 소총 3자세 도쿄올림픽 쿼터가, 대표 선발전을 통해 (김)상도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같은팀(KT) 동료이자 나와 가장 친한 상도, 그리고 우리 사격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런던-리우 소총 은' 김종현의 관전평

난 최근까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파트너 선수로 대표팀을 도왔다. 도쿄올림픽 한국 사격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금메달3, 은메달2) 만큼 전력이 강한 것 같다. 공기소총, 권총은 물론 혼성종목까지 있다. 이번에 색깔에 관계없이 메달 4~5개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특히 대표팀 막내 2002년생 권은지(19·울진군청)를 주목하셨으면 한다. 24일 여자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다.

옆에서 은지를 보고 있으면 ‘진짜 잘 쏜다’ 감탄이 나온다.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을 우습게 딸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연습 삼아 10m 소총 기록 경기를 하면 내가 큰 점수 차로 진다. 은지는 평소에도 세계 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쏘니 내가 질 수밖에.

10m 공기소총은 샤프심 굵기인 0.5㎜ 표적을 조준하는 종목이다. 은지는 올해 8개 대회 연속 630점을 넘겼다. 본선 60발을 평균 10.5점(만점 10.9점) 쐈다는 거다.

더 놀라운 건 은지의 시력은 0.1에 불과하다는 거다. 게다가 안경 없이 사대에 선다. 과거에는 안경을 써야 해서 불편했는데, 요즘에는 오른쪽 눈으로 총 가늠자 앞의 렌즈를 보며 정조준한다. 눈이 나빠서 오히려 주위를 신경 안 쓰고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사격 선수(50m 소총복사) 출신 아내(권나라)는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다. 내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은지를 알고 있더라. 은지는 매서운 눈빛으로 정조준하다가, 사대에서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천진난만하다. 10m 공기소총 혼성에도 출전하는 은지는 어쩌면 메달 2개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강초현에 이어 21년 만에 한국여자소총 메달을 기대해본다.

권총황제 진종오가 2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연습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권총황제 진종오가 20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연습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4일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진)종오 형과는 KT에서 오래 함께했다. 내가 감히 말로 평가할 수 없는 선수다. 스트레스를 자기 만의 방식으로 풀고, 특히 중요한 대회에서 집중력이 엄청나다.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심적으로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결국 금메달을 따내더라. 사격장에 있는 선수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사격의 신’이다.

한 번은 종오 형과 무서운 영화(곤지암)를 함께 보러 갔다. 종오 형이 ‘대회 전에 담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봐줘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종오 형도 쿠션으로 반쯤 가리고 보더라. 천하의 종오 형도 무서운게 있나 보다. 사대에서는 담력이 대단한데 말이다.

어떤 선수들은 ‘진종오는 이제 다 끝났어’,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종오 형이 도쿄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이미 금 4, 은2개를 딴 종오 형이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에 등극할 거라 믿는다.

2012 런던 50m 소총 3자세·2016 리우 50m 소총복사 은메달리스트 김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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