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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밀크티 제왕이 '적자왕' 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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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4일 일본 오사카 진출
2020년 티몰 입점, 11.11 행사에서 약 17억7000만원 판매액 돌파
2021년 6월 30일 홍콩증시 상장

중국 차·음료 업체 '나이쉐더차(奈雪的茶)'의 성과다. 나이쉐더차는 중국에서 차·음료 시장의 확대와 함께 ‘궈차오(國潮·중국의 자국 브랜드 소비 선호 현상)’ 열풍에 올라타 M, 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소비자의 인기몰이에 힘입어 최근 홍콩증시에 입성했던 나이쉐더차는 상장 전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나이쉐더차는 지난달 30일 상장 당일, 주당 19.80홍콩달러 공모가보다 15.05% 떨어진 16.82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7월 20일 기준, 주당 13.6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하는 등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쉐더차의 주가 부진 이유로 ‘2년 연속 적자’를 꼽았다. '시차(喜茶·HEYTEA)'와 함께 중국 차·음료 시장을 선도하는 나이쉐더차가 몇 년째 적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원인은 무엇일까.

2018년 7천만 위안(124억원), 2019년 4천만 위안(71억원) 적자 기록.
2020년 말 겨우 흑자전환 성공, 전체 이익률은 0.5%에 불과…

나이쉐더차의 잇따른 적자 기록 이면에는 '비용 관리 문제'가 있다. 나이쉐더차는 직영점 위주로 운영하고 있어서 자체적으로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든다. 특히 나이쉐더차의 인건비는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0년 나이쉐더차 인건비는 각각 7억5,100만 위안(1,334억원)과 9억1,900만 위안(1,633억원)을 기록, 모두 한 해 전체 매출의 30%를 넘어섰다. ‘프리미엄 찻집’을 모티브로 한 나이쉐더차의 매장 한곳 당 직원 수만 약 22명(2021년 2월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예견된 수치다.

재료비도 만만치 않다. 나이쉐더차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재료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35%로, 2020년에는 37.9%까지 오를 예정이다. 2019년, 2020년 나이쉐더차 재료비는 9억1,600만 위안(1,627억원), 11억5,900만 위안(2,05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각각 36.6%, 37.9%씩 차지했다. 지난 2년간 재료비와 인건비 합계가 총 매출의 70%에 육박하는 셈이다.

무리한 매장 확장도 수익성 악화에 한몫했다. 2017년 45개가 채 되지 않던 매장 수는 현재 556개로 급증했다. 여기에 올해와 내년에 각각 300개와 350개 매장을 추가로 신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차와 경쟁하듯 매장 확장에 열을 올린 결과, 나이쉐더차 단일 매장의 매출과 이익률이 감소했다. 지난 3년간 나이쉐더차 단일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각각 3만700위안(약 545만원), 2만7700위안(약 492만원), 2만200위안(약 359만원)으로 이익률은 각각 24.9%, 21.0%, 13.5%였다.

‘유간(油柑)’이라는 특산 과일로 만든 나이쉐더차의 신제품. [사진 소후닷컴]

‘유간(油柑)’이라는 특산 과일로 만든 나이쉐더차의 신제품. [사진 소후닷컴]

이와 함께 수면 위로 떠 오른 음료 포장 등 안전 문제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초 ‘유간(油柑)’이라는 특산 과일로 만든 음료가 나이쉐더차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5월 8일 중국망재경(中國網財經)은 이 음료에서 산화알루미늄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나이쉐더차는 해당 제품에 사용된 포장 용기를 플라스틱 재료로 교체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신랑재경(新浪財經)에 따르면 “가방 안에 두고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는데 ‘뻥’ 소리가 나며 터졌다” “나이쉐더차의 ‘유간’ 유리병이 저절로 터졌다, 조심하라” 등 포장 문제가 여전히 SNS에서 언급되고 있다.

“(왼쪽) 나이쉐더의 이 제품을 절대 사지마라! 가방 안에 두고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는데 ‘뻥’ 소리가 나며 터졌다” “나이쉐더차의 ‘유간’ 유리병이 저절로 터졌다, 조심하라” 등 포장 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중국 SNS에 업로드됐다. [사진 신랑재경]

“(왼쪽) 나이쉐더의 이 제품을 절대 사지마라! 가방 안에 두고 아무런 움직임을 취하지 않았는데 ‘뻥’ 소리가 나며 터졌다” “나이쉐더차의 ‘유간’ 유리병이 저절로 터졌다, 조심하라” 등 포장 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중국 SNS에 업로드됐다. [사진 신랑재경]

이 밖에도 나이쉐더차 산하 식음료관리회사가 식품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식자재를 반입한 혐의로 3만 위안(533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고 올해 3월 31일 신랑재경이 보도했다. 이에 중국 식품 산업 분석가인 주단펑(朱丹蓬)은 나이쉐더차가 단가 높은 밀크티 브랜드 중 하나임에도 불구, 식품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며 내부 관리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여전히 ‘나이쉐더차’ 외치는 이유

연이은 악재에 나이쉐더차의 실적 및 주가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이쉐더차 역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 중이다. 무엇보다 시대 흐름에 맞춰 디지털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나이쉐더차 미니프로그램 화면. [사진 넷이즈(NetEase)]

나이쉐더차 미니프로그램 화면. [사진 넷이즈(NetEase)]

2019년 말에는 멤버십 포인트, 쿠폰, 공동구매, 미니프로그램 쇼핑몰 이용 등 여러 기능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회원 수는 3,500만 명을 넘었으며 온라인 주문은 전체 주문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이쉐더차의 이러한 시스템은 모두 자체 IT팀이 개발한 것이다. 이들은 ▷매장 관리 ▷주문 ▷일정 관리 등에 자동화를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나이쉐더차의 설립자인 펑신(彭心)도 “장기적인 발전 관점에서 디지털화와 공급망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과연 나이쉐더차가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투자가들의 이목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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